위기 몰린 정부의 대중 시선 돌리기 사실인가 우연의 일치인가
한 연예기획사 대표의 말이다. 그는 요즘 연예계가 초긴장 상태라고 얘기한다. 행여 소속 연예인이 그런 대형 스캔들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실체적인 걱정부터 누구라도 스타급 연예인이 대형 스캔들에 휘말리면 연예계 전체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거시적인 걱정도 뒤따른다.
연예계 스캔들 음모론. 지금까지의 사례를 모아 놓고 보면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올여름 연예계를 뜨겁게 달군 박유천 성폭행 스캔들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맞물려 눈길을 끌었으며 이민호와 수지 열애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연루된 2800억 융자 비리 사건과 묘한 시기적인 일치점을 보였다.
또한 김용만 도박 스캔들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 박시후의 성폭행 스캔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임플란트 관련 대선 공약 취소, 원빈 이나영 열애설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 국정원 불법 지원 의혹과 맞물린다.
대표적인 사례만 언급한 것으로 이런 연예계 스캔들 음모론에 해당되는 사례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러다 보니 이를 음모론이 아닌 사실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많다.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런 음모론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곤 하지만 일반 대중들 사이에선 ‘음모론’이 아닌 ‘사실’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더 많다.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선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설명하는 이들이 가장 많다. 아무래도 연예계가 돌아가는 상황을 구조적으로 바라보는 연예기획사 고위층 관계자들, 그리고 연예부 기자와 작가, PD 등이 주로 그렇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대표의 말이다.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내용이 많다. 아무리 정부가 위기에 처하고 국정원과 검찰이 뒤에서 움직여서 그런 스캔들을 터트린다지만 여기 연루된 연예인이 겪는 고통이 너무나 크다. 위기에 처한 정부를 위해 연예인이 이혼 소송을 내고 음주운전을 하고 자살까지 할 리는 만무하지 않나. 또한 치명적인 성범죄를 저지르지도 않는다. 오직 시기적인 부분만 가지고 나온 음모론인데 연예계 이슈와 시사적인 이슈는 늘 반복해서 불거진다. 두 개의 이슈가 각각의 흐름을 갖고 불거지는 것일 뿐인데 그 교차점만을 가지고 뭔가 법칙이 있다고 가정하는 것일 뿐이다.”
반면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는 연예관계자들도 있다. 연예인의 사생활 관련 내용까지 이런 음모론에 포함하는 것은 다소 무리지만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을 특정 시사 이슈와 맞물려 언론에 흘리는 구조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한 대중문화 평론가의 말이다.
“정부가 연예인 개개인의 사생활까지 다 파악하고 있다고 보긴 힘들다. 예를 들어 톱스타 남녀의 열애 사실을 미리 파악하고 있던 국정원이 특정 사안에 대한 대중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그런 정보를 특정 언론사에 흘려 보도되도록 한다는 얘긴 사실 수긍이 가지 않는다. 또한 그런 열애설은 장기간의 잠복과 미행 등이 필요한데 이를 미리 취재해 놓은 언론사가 타 매체에서 먼저 보도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염없이 기다렸다가 어딘가의 지시가 떨어지면 그 시점에 보도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렇지만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진행되는 내용은 충분히 가능하다. 연예인 관련 수사의 경우 외부에 알려지면 매스컴의 반응이 너무 뜨거워 수사가 어려워질 수 있어 최대한 비밀을 유지하려 하지만 결국 그 내용이 언론에 새 나간다. 그런데 누군가 아직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연예인 관련 수사 내용을 특정 시점에 기자들에게 흘릴 수는 있다. 그런 식으로 아직 경찰 수사를 통해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은 연예인의 수사 내용이 보도돼 괜한 어려움을 겪은 연예인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
일선 매니저와 일부 연예인들 사이에선 이런 음모론을 사실로 믿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괜한 루머나 확인되지 않은 누군가의 발언을 기반에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수개월 전 필자는 한 방송인과 술자리를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우연히 연예인 스캔들 음모론에 대해 확신에 찬 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친한 지인이 국정원에서 근무하는 친구에게 분명히 들었다며 이를 위해 연예계 정보만 수집하는 팀이 별도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명확한 근거가 있어 보이는 얘기는 아니었다.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 연예계는 숨을 죽였다. 연예인 스캔들 음모론이 사실이라면 뭔가 대형 연예계 스캔들이 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큰 연예인 스캔들이 터진다 할지라도 대중의 관심이 돌아갈지는 의문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한 연예관계자는 이런 얘길 했다. 음모론이 사실이라면 뭔가 터질 터이고 이번에 별 일 없다면 그건 정말 우연의 일치가 음모론이 된 것일 뿐이라는 게 입증되는 것이라고.
조재진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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