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사당제와 당굿(서울시 무형문화재 20호) 열려
- 행사 압권은 장군출진…2시간동안 구 전역에서 진행
- 남이장군사당제보존회 주최…주민 등 2,000여명 참여
- 전날(30일) 저녁에는 꽃등행렬 행사도 열려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사나이 스무 살에 나라를 평정하지 못하면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칭하리오” - 남이장군 웅시(雄詩) 중
▲ 남이장군 사당제 (2015년 사진)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오는 31일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행사인 ‘제34회 남이장군 사당제’를 지내고 구 전역에서 남이장군 출진(出陳)을 재현한다.
구는 사당제를 통해 남이장군의 애국정신과 국난 극복의 업적을 기리고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장군의 넋을 기린다. 아울러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계승해 주민들 간의 연대감과 일체감을 다지고자 한다.
행사는 남이장군 사당제 보존회에서 주최하며 서울특별시, 용산구, 국방부가 후원한다. 주민 등 2,000여명이 참여한다.
구는 사당제에 앞서 지난 10일부터 남이장군 사당(용산구 효창원로 88-10) 인근에 청사초롱 400개를 달고 행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또 27일부터 29일까지 보존회 회원 등이 ‘걸립’(乞粒)을 진행하고 제례비용을 마련한다.
사당제 하루 전인 30일 저녁에는 꽃등행렬 행사가 열린다. 남이장군을 선두로 한 꽃등행렬 100여개가 인근의 산천동 부군당(효창원로15길 7)에서 용문시장을 거쳐 남이장군 사당까지 행진한다. 사당과 부군당의 연꽃을 교환하고 제신을 모셔온다는 의미다.
본 행사인 당제(堂祭)는 31일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다. 장군의 우국충절을 기리고 주민의 무병장수와 생업 번영을 기원하는 유교식 제례다. 용산구청장도 신위에 술잔을 올리는 초헌관(初獻官)으로 참여한다.
당제와 이어지는 당굿은 장군의 넋을 달래는 12거리굿이다. 이명옥(79·여·서울시 무형문화재 20호)씨가 풍물패와 함께 전통 양반굿을 선뵌다. 굿이 끝나면 국수, 떡 등 음식을 참석자들에게 나눠주고 주민화합을 도모한다.
행사의 압권은 장군출진이다. 남이장군이 여진족을 토벌하기 위해 군병을 훈련시켜 출진하는 모습을 재현했다. 오전 11시 30분부터 2시간동안 진행되며 보존회기를 선두로 용기, 대취타, 도원수기, 장군, 부장, 영기, 군졸, 제관, 무녀, 연등 순서로 행진한다.
출진 코스는 남이장군사당(11:30) → 효창운동장(11:40) → 숙명여대(11:50) → 남영동(12:10) → 삼각지(12:40) → 신용산역(12:55) → 전자상가(13:00) → 용문시장(13:20) → 남이장군사당(13:30) 순이며 통과시간은 유동적이다.
본 행사 다음날인 11월 1일 오전에는 사례제와 대동잔치가 열린다. 신성한 당내에 잡인이 들어와서 어지럽힌 죄를 씻고 제물(祭物)을 내려 마을 주민이 함께 즐기는 잔치다.
남이장군 사당제는 매년 음력 10월 1일에 열린다. 선조 18년(1585년)부터 시작된 전통 제례에 1983년부터 남이장군 출진을 더한 마을 축제로 이어오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관광객들도 찾을 만큼 유명해졌다.
남이장군은 태종의 외증손자로 어려서부터 기상이 남달랐으며 17세 때 무과에 장원급제했다. 여진족 토벌 등에 큰 공을 세워 세조의 총애를 받았다. 예종 때 유자광 등의 모함으로 역모의 누명을 쓰고 억울한 죽임을 당했다. 민간과 무속에서 신앙하는 장군신의 하나다.
한편 구는 올해 초 남이장군 사당이 위치한 효창원로 일부에 ‘남이장군로(Namijanggun-ro)’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산호아파트에서부터 용문시장까지 이어지는 1,040m 구간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남이장군 사당제는 강릉 단오제에 버금갈 정도로 유래 깊은 민속행사”라며 “우리 후손에게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이어줄 수 있도록 구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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