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2012년 미국과 일본을 거쳐 국내 무대로 돌아온 김병현은 이미 전성기 때의 모습을 잃은 이후였다. 넥센에서는 물론 고향팀 KIA에서도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올렸다. 1군에서 보낸 4시즌 동안 11승 23패 5홀드 평균자책점 6.19를 기록했고,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도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7.36에 그쳤다.
올 시즌 KIA에서 받은 연봉이 해마다 깎여 1억 5000만 원까지 떨어졌지만 그가 KBO리그에서 보인 성적만 놓고 본다면 그 돈도 많다는 게 팬들의 비난 섞인 쓴소리였다.
김병현 또한 한때 심각하게 은퇴를 고민했다고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이 찾고자 했던 야구를 더 이상 해볼 수 없을 거라는 자괴감도 한몫했다.
“단 한 번이라도 내가 던지고 싶었던 공을 던질 수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은퇴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그걸 다 못 찾았다. 다행이라면 시즌 막판에 조금씩 그 감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시즌 종료할 때는 오히려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 감을 이어갈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올 시즌 내내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던 얘기도 들려줬다. 평소 고기를 좋아했던 그는 육식을 끊고 채식과 생선 위주로 식단을 바꿨다고 한다. 처음에는 공을 던질 때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굉장히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식단 개선을 한 덕분에 나중에는 기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시즌 마치고 쉬면서 꾸준히 필라테스를 통해 몸을 만들며 동계훈련에 대비하고 있다는 김병현. 일반적인 관점에선 김병현이 갖고 있는 생각을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70억 원의 연봉을 받던 선수가 KBO리그에서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될 정도로 몸값이 폭락했음에도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유는 딱 한 가지. 자기가 던지고 싶었던 공을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현재 김병현의 거취 관련 한화 김성근 감독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소문일 뿐 한화 구단 측에서 김병현의 영입에 직접 나설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