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오른쪽)이 귀중한 승리를 거두며 한국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한편 판팅위 9단은 농심신라면배 사상 처음으로 싹쓸이 우승에 도전했지만 7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일요신문] 한국의 마지막 수문장 박정환 9단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며 한국에 천금 같은 승리를 안겼다.
29일 부산 농심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속개된 제18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 2차전 9국에서 한국 최후의 보루 박정환 9단이 중국 판팅위 9단에게 160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4연패 끝에 이번 대회 첫 승리의 기쁨을 안았다.
잇단 연패로 중압감을 느낄 법도 했지만 박정환은 냉정했다. 초반 포석 단계에서 얻은 우위를 단 한 차례도 빼앗기지 않고 끝까지 지켜냈다. 비세를 의식한 판팅위는 중반 우변 백의 침투수를 전부 잡자는 강수를 던졌지만 우상 흑과 바꿔치기가 되면서 백의 승리는 더욱 굳어졌다.
이후 판팅위는 중앙 경계선을 최대한 확장하는 등 추격전을 펼쳤지만 결국 160수 만에 선선히 돌을 거뒀다. 판팅위의 연승이 7연승으로 마감되는 순간이었다.
어려운 순간에 등판한 박정환이었지만 모처럼 국제대회에서 시원스런 모습을 보여줬다.
박정환이 승리하면서 한국은 2017년 2월 21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3차전에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만일 박정환 9단이 오늘마저 패했다면 한국은 2라운드에서 전멸, 최종 라운드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이번 대회를 마감할 뻔했다.
승리한 박정환은 내년 2월 21일 상하이에서 일본의 주장 이야마 유타 9단과 대결을 벌이게 된다.
(주)농심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의 우승상금은 5억 원. 또한 본선에서 3연승하면 1000만 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 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진다.
제18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 출전하는 각국 선수 명단과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한국 - 박정환 9단(1승)/탈락-이세돌 9단(1패), 이동훈 8단(1패)·강동윤 9단(1패), 김지석 9단(1패)
중국 - 커제 9단·퉈자시 9단, 롄샤오 7단, 판윈뤄 5단, 판팅위 9단(7승 1패)
일본 - 이야마 유타 9단/탈락-이치리키 료 7단(1승 1패), 장쉬 9단(1패), 고노린 9단(1패), 무라카와 다이스케 8단(1패)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