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뇌물죄 등의 본격 수사에 나섰다.사진은 특검에 출석한 최순실의 뒷모습(좌)과 박근혜 대통령.
[일요신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뇌물죄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에 국회 청문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던 최순실 씨는 특검에 긴급 입건돼 소환 조사를 받았다.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특검에 출석해 조사 중이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24일 브리핑에서 최순실 씨를 입건해 뇌물죄를 포함한 기존 공소사실 이외에 확인할 부분을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특검이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등의 수사를 본격화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한 이 특검보는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 대면 조사를 강행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24일 오후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최준필 기자
실제로 박 대통령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공무상 비밀누설 등 공범으로 지난달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피의자로 인지해 입건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핵심 인사’ 김종 전 차관
특검은 이날 김 전 차관과 최 씨를 나란히 출석시켜 국정농단 의혹을 다방면으로 조사하는가 하면, 검찰 기소 범죄 사실이 특검 수사 대상과 차이가 커 추가 조사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최 씨와 김 전 차관은 변호인 입회 아래 영장조사실에서 조사받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현재로선 이 둘의 대질조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각각 적용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은 현판식이 있던 21일 공식 수사에 나서면서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을 압수수색했다.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삼성이 최 씨 일가에게 지원한 돈이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대가로 보고 있다. 특검은 삼성을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박 대통령은 삼성의 청탁을 받고 국민연금 등에 압박해 대가를 최 씨 일가 등에 제공되었을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다.
이밖에 롯데 등 대기업 총수에게 최 씨가 대가를 받고 면세점 인허가와 각종 특혜에 박 대통령과 함께 관여했는지도 함께 조사할 방침이다.
결국 특검의 칼날이 박 대통령을 향해 정조준된 것이란 지적 속에 박 대통령이 제3자 뇌물수수 피의자로 정식 입건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