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지난 27일 안진회계법인 감사본부 회계사와 법인을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방조 혐의로 기소했다. 하루가 지난 28일 재무자문본부 A 전무는 그룹원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최종적인 판단은 법원의 판결 시점까지 유예되겠지만 상당한 타격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2017년 5월 31일까지 재무자문본부 분사 및 독립법인을 설립하겠다”고 알렸다.
A 전무는 이어 “딜로이트의 브랜드와 역량을 보존하려면 재무자문본부의 분사가 필수불가결한 조치”라며 “재무자문본부의 사업의 지속과 딜로이트 안진의 유산을 지키려면 재무자문본부의 분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딜로이트’ 브랜드를 지키려 최소한의 윤리조차 망각한 행위”라는 반응을 보였다. 회계사 A 씨는 “안진회계법인은 내년에 분사한 뒤 또 감사 조직을 붙여다가 똑같이 사업을 할 게 뻔하다”며 “윤리적인 반성은커녕 브랜드 이름 지키려고 감사 조직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고 맹비난했다.
국내 4대 회계법인은 각각 미국의 유명 회계법인 브랜드를 라이선스로 받아 삼일 PWC, 삼정 KPMG, 안진 딜로이트, 한영 EY 등의 상호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부실 감사 탓에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되면 해외 사업 등에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는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