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일요신문] 정윤중 기자 = 전북 완주군청 로비에 이처럼 그림과 공예품 80여점이 가득히 전시돼 있어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고 있다.
작품들의 주인공은 전문 작가가 아닌 일반 군민들이다. 앞편에는 ‘완주 풍경을 상상 이상으로 담다’라고 적은 안내표지(사진)가 내걸려 있다.
이 전시회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와 주민들이 함께 만든 작은 새해 선물이다.
이정애(여)씨 등 군민 25명은 서양화가 노정희(58·여)씨와 한국화가 김성욱(45)씨, 공예가 문태식(55)씨 등 3명으로부터 지난해 10월부터 석 달간 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예술가의 작업실을 각각 찾아 지도를 받고 고향 들녘을 돌아다니며 자신들의 묵혀놨던 꿈과 끼를 십분 발휘해 작품을 만들었다.
한국화반은 대둔산과 송광사·동상면·비봉마을 등 명소를 돌며 아름다운 풍광을 화선지에 수묵담채로 담았다.
서양화반은 다양한 색과 구도로 색채미를 표현하는데 열중했다. 공예반에서는 실용성이 큰 목공예 작품을 주로 제작했다. 처음엔 서툴렀지만 점차 관심과 자신감이 높아갔다.
이들은 새해 첫날 생애 처음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작품을 설치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처음 붓을 든 이도 많았으나 작품 완성도가 높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초보 작가가 된 교육생은 50대 주부가 많으나 임유정양 등 3명은 고교생이다. 서양화 ‘이른 봄, 꿈’을 내건 조병효(65)씨는 “행복했다. 아주 좋았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강사 문태식씨는 “작업 중 손을 다쳐 어려움도 있었지만 신선하고 보람있었다. 교육생들의 눈빛에서 열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주최하고 완주문화재단이 주관한 ‘예술가 발굴 및 연계를 위한 문화재단 간 협력사업’의 하나로 이뤄졌다.
완주문화재단은 “이번 작업을 통해 지역 예술가를 발굴하는 한편 주민들의 잠재된 재능을 일깨우고 지역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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