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병원 신경과 김재국 교수
[대전=일요신문]육심무 기자 =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머리가 지끈지끈거리거나, 한쪽 머리만 욱신거리는 등의 두통은 전 세계 인구의 약 90% 이상이 일생에 한번쯤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여자의 66%, 남자의 57%는 1년에 적어도 한번 이상은 두통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통의 원인은 현재까지 3백여 개 이상이 있다고 알려질 정도로 상당히 많다.
“두통은 심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정도로 고통스럽지만, 지나친 걱정이 오히려 두통을 악화시키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는 을지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재국 교수의 도움말로 머리 아픈 원인 등을 알아본다.
▲ 두통 피하려면 식습관 고쳐야
두통은 일상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병리현상으로,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음식물과 식생활 습관이 두통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사실 음식물과 식생활 습관은 스트레스나 수면장애만큼 두통의 흔한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간과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두통의 고통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있다면, 즐겨 먹는 음식물과 식생활 습관을 점검해 보아야 한다.
먼저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식생활 습관을 참고로 할 때, 소량이나마 꼭 아침식사를 하고 저녁식사의 양을 줄이되 소량의 밤참을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동물성 단백질은 서서히 소화되어 온종일 혈당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되므로 아침에 생선이나 육류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지방은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당대사를 방해하므로 피하도록 하는 반면, 섬유성분이 많은 식사는 혈당치를 안정시켜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작용하도록 돕는다. 실제로 영국의 보고에 의하면 편두통환자를 대상으로 고섬유 저지방 식이로 식습관을 바꿨더니 75%에서 편두통의 발작횟수와 강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침에 일어날 때 머리가 아프면 취침 전에 가벼운 음식을 먹고 자는 것이 좋다. 특히 너무 일찍 저녁식사를 하거나 소량의 저녁식사를 한 경우에는 수면 중 혈당이 평소보다 두통을 일으킬 만큼 떨어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취침 전에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 예를 들면 한 잔의 우유, 한 두 장의 치즈, 작은 샌드위치를 가볍게 먹으면 수면 중 과도한 혈당저하에 의한 두통이 예방된다.
그러나 너무 과도한 음식섭취는 숙면을 방해하고 상대적으로 소화기관 쪽으로 혈류를 치우치게 해 오히려 기상 시 머리가 무겁고 아프게 된다.
▲ 카페인과 두통의 연관성
카페인의 경우 일차적으로 뇌 표면의 혈관을 수축시키지만, 이후에 카페인의 효과가 소멸되면서 혈관을 확장시키므로 두통을 유발한다.
김재국 교수는 “편두통 환자의 경우 카페인 섭취에 의해 일시적으로는 두통이 완화될 수 있지만 많은 양의 카페인은 오히려 혈관확장작용을 일으켜 두통을 더욱 심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카페인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커피를 많이, 그리고 자주 마시는 사람이 갑자기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수축된 혈관이 반동적으로 확장하기 때문에 머리가 아플 수 있다.
이럴 때 커피를 다시 마시면 머리가 덜 아프기는 하나, 그 이후에 또 다시 이러한 카페인 금단성 두통을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서서히 커피 마시는 양과 횟수를 두잔 이하로 줄여나가야 한다.
또 카페인은 커피이외에도 홍차, 코코아, 콜라 등에도 함유되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김 교수는 새로운 형태의 심한 두통이 갑자기 시작된 경우를 비롯해 두통이 수일이나 수주에 걸쳐 점차 심해지거나 일반 진통제를 수일 복용하였으나 증상의 호전이 없을 때, 과로, 긴장, 기침, 용변 후 또는 성행위 후에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엔 정확한 진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50세 이후에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거나 구역과 구토가 동반되고 구토 증상이 점차 심해지는 경우, 열이 나고 목이 뻣뻣하며, 전신 무기력, 근육통, 관절통 등이 있는 경우, 점차 시력이 떨어지고 팔, 다리에 힘이 없거나 걸을 때 균형을 잡기 힘들고, 의식수준이 떨어져 혼미하거나 자꾸 졸거나 자려고 하는 경우, 과거에 경련발작을 했던 적이 있거나 머리를 다친 후 두통이 발생한 경우, 다른 이유로 항응고제를 사용 중이거나 임신 중이거나 암으로 치료 중인 경우에는 전문의를 찾을 것을 당부했다.
▲ 두통, 원인 찾기 어려워
두통의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를 일차성 두통,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를 이차성 두통이라고 한다.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은 진단 및 치료방법과 예후가 달라져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찰이 꼭 필요하다.
일차성 두통은 크게 만성 반복적인 편두통과 만성 지속적인 긴장성 두통, 군집성으로 나타나는 군발 두통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두통의 대명사인 편두통의 특징은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두통이 맥박이 뛰듯 욱신거리게 아프고 구역 혹은 구토가 동반되며, 이러한 두통이 4시간에서 72시간 지속되는 것이다.
주로 머리 한쪽에서 치우쳐 나타나며 소리, 빛, 냄새, 움직임 등에 의해 두통이 악화된다. 그러나 머리 한쪽 부분만 아프다고 모두 편두통은 아니므로 이상이 느껴질 경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김재국 교수는 “편두통 발작이 1개월에 4회 이상 일어나거나, 발작횟수가 1개월에 1∼2회 일지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예방적 약물요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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