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올해 대학원에 입학하게 된 문○○ 씨는 고민이 많았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자취방을 구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문 씨는 구가 진행하고 있는 어르신과의 룸 셰어링을 알게 됐다. 현재 청량리 소재 아파트에서 할머니와 동거하고 있는 문 씨는 ‘월세가 25만원으로 시세에 비해 낮은 것도 좋지만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느끼는 정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동대문구는 지난 2015년부터 ‘한지붕 세대공감 어르신-대학생 룸 셰어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3년간 동대문구에서 총 39쌍이 주거를 공유했다. 올해는 2월 현재 경희대, 시립대, 외대 등 대학생 6명이 학교 인근 어르신 댁에서 살고 있다.
비용이 저렴하다고 해서 룸 셰어링이 학생들에게만 좋은 것은 아니다. 사업에 참여하는 어르신 댁에는 도배, 장판, 조명 등 환경개선비로 최고 100만원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말벗이 되어 어르신들의 적적함을 달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구 관계자는 “낯선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게 선뜻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구에서도 어르신과 대학생 수요자 사이 원활한 주거 매칭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르신-대학생 룸 셰어링 대상자는 서울시에 거주하며 주택을 소유한 60세 이상 홀몸, 부부 어르신과 서울 소재 대학(원)에 재학 또는 휴학 중인 학생(사이버 제외)이다.
구는 수시 상담을 통해 룸 셰어링 참여를 돕고 있다. 참여를 원하는 대상자들은 동대문구 자치행정과로 연락하거나 직접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룸 셰어링 사업은 단순히 거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과 젊은 세대 간 정을 나누고 가족을 더하는 따뜻한 사업”이라며 “어르신에게는 노후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들의 부담도 덜어주는 일석이조의 사업인 만큼 주거 공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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