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국인 남녀 세 명을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를 받는 한국인 남성 박 아무개 씨(38)는 필리핀 이민국에서 본국 송환을 앞두고 도주했다.
도주한 지 11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박 씨는 검거되지 못한 상황이다. 외국인보호소를 관리하는 필리핀 비쿠탄 이민국은 수배를 내렸고, 필리핀 경찰청에서 공조하고 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도주 직후 수배를 내렸고, 항만을 통과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박 씨 수감 당시 사진을 대조해 추적 중이지만 아직 소재 파악이 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 씨는 지난해 11월 필리핀 앙헬레스 인근 바콜로 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남녀 세 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한국 송환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범인 김 아무개 씨는 이미 국내에 송환됐고,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았다.
한편 피살된 한국인들은 지난해 서울 강남에 투자법인을 세워 150억 원대 유사수신 행위를 벌이다 같은 해 8월 필리핀으로 도피했다. 박 씨는 필리핀에서 이들에게 주거지를 제공하며 지내다가 살해한 혐의를 받았고, 청부살인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최영지 기자 yjcho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