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투자증권은 4월 24일 이사회를 열고 1조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번 증자는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가 신주 전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5월 4일 증자 완료 시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2조 2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 자기자본 11위인 교보증권(2조 1200억 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우리투자증권의 종투사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인가 추진 일정 등을 고려해 추가 자본조달을 검토할 계획이나,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은 2024년 8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재출범했다. 과거 대형 증권사였던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2014년 6월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한 지 10년 만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2월 지분을 100% 확보하며 우리투자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출범 당시 ‘2030년 종투사 도약 및 자기자본수익률(ROE) 10% 달성’을 제시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우리금융지주 순이익 기여도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40억 원으로 전년 동기(10억 원) 1300% 늘었으나, 우리금융지주의 전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6038억 원)을 고려하면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증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NH투자증권 54.8%(지주의 증권 지분율 58.93% 감안 시 32%대), KB증권 18.4%, 신한투자증권 17.8%, 하나증권 8.5%, 우리투자증권 2.3%로 집계됐다.
현재 종투사는 총 10곳으로, 2024년 12월 대신증권이 지정된 것이 가장 최근 사례다.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계열 증권사 중 종투사에 진입하지 못한 곳은 우리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자기자본이 5조~8조 원 규모인 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와 비교하면 우리투자증권의 체급 차이가 아직은 뚜렷한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 호황으로 인해 증권사들이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내고 있지만, 대형사하고 중소형사 간의 수익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며 “자기자본 제약이 있는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순수익 증대를 통한 사내유보금 적립이 어렵기 때문에 유상증자 등 외부 자본 확충 방안을 고민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 역시 “리테일 시장은 해당 부문 전통 강자인 키움증권을 비롯해 대형 증권사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중·소형사들이 점유율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며 “결국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자기자본을 크게 늘리기가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사업 범위가 대폭 넓어진다. 일반 증권사는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지만, 종투사는 200%까지 허용된다. IB(투자은행)의 핵심 업무 중 하나인 인수합병(M&A) 분야에서 중개·주선·자문 수행 후 리파이낸싱과 M&A 대주단 참여 시에도 추가한도 활용이 가능하다. 재무구조 개선기업과 중견기업 대상 신용공여 및 상생결제 관련 신용공여 추가 신용공여한도 대상에 포함된다.
하지만 인가 문턱은 더 높아졌다. 종투사 인가 요건은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이다. 지난해 종투사 지정요건이 강화되면서 2개 회계연도 연속 자기자본 여건을 충족해야 한다. 내부통제, 이해상충 방지체계, 인력과 물적 설비 등도 기존 심사 대상이었는데, 사업계획과 본인 제재이력(사회적 신용) 요건도 신설됐다.
정성평가 요건 강화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준서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예컨대 인가를 신청한 한 증권사에 심각한 제재 사유나 사법 리스크가 있는 경우,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심사가 중단되는데 4~5년가량 소요된다”며 “정량 요건을 갖추고도 최근 일부 증권사들에 대한 발행어음 인가가 늦어지는 사례들이 발생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자기자본 4조 원 이상)과 IMA(자기자본 8조 원 이상)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파는 상품이고 만기 시 원금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운용 능력이나 리스크 관리를 면밀히 살펴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기업 신용공여는 발행어음이나 IMA에 비해 책임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에 정량 요건만 충족되면 종투사 인가를 수월하게 해주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앞서의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종투사 진입을 통해 IB, S&T(세일즈 앤 트레이딩), 리테일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자본 투입 기반의 수익 창출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자기자본 확대와 함께 IB 역량, 리스크관리 체계, 인력 및 IT 인프라 등 핵심 사업 기반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있으며, 종투사 진입 요건 충족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병행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