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계에서는 풍산의 방산 부문 매각 검토 배경으로 류진 회장(오너 2세)의 장남, 로이스 류 씨의 국적에 따른 경영권 승계 제약을 해소하고, 신동(구리 가공) 사업 중심의 지배구조 재편하려는 전략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로이스 류 씨는 한국 국적을 포기한 미국 시민권자로 국내 방산업체 지배력 확보나 임원 선임 과정에 절차적 제약이 따른다.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르면 외국인이 방위산업체를 경영하는 기업의 주식·지분을 취득할 경우 산업통상부 장관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특히 경영 지배권이 변동되는 매매에 대해서는 방위사업청의 보안심의를 거쳐 산업부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당초 매각 협상 결렬 배경으로 풍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양측의 이견이 거론됐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풍산 측이 먼저 매각 의사를 철회해 협상이 종료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매각 의지를 보이던 풍산이 매각 철회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풍산은 매각 논의 중단 직후인 지난 9일 공시를 통해 “탄약사업 매각과 관련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장남의 국적 문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매각마저 무산되면서,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장녀 류성왜 씨의 그룹 내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 것은 로이스 류 씨의 최근 행보다. 그간 유력 후계자로 거론됐던 그는 최근 미국 현지 계열사 PMX인더스트리 부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개인 투자운용사 ‘스타라 캐피탈’을 설립해 독자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풍산그룹 지주사인 풍산홀딩스 지분 구조를 보면, 류성왜 씨의 현재 보유 지분(3.25%)은 로이스 류 씨(2.43%)보다 조금 앞선다. 류 씨 남매는 2022년 초까지 2.24%씩 동일한 지분을 보유했으나 류진 회장이 류성왜 씨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 지분율 차이가 생겼다.
오너 3세 간 지분율 차이와 장남의 경영 일선 퇴진이 맞물리면서 풍산의 승계 구도에서 류성왜 씨의 비중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류진 회장의 추가 지분 증여 향방이나 류성왜 씨의 등기임원 선임 여부가 승계 구도의 핵심 키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풍산 관계자는 ‘일요신문i’에 “방산 매각, 승계 관련해 별도로 밝힐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