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화기·스프릴클러, 화재감지기’ 등 시설 미비
- 터미널 바닥 매우 미끄러워… ‘버스 주·정차, 경사로 진·출입 시’ 충돌·전복 위험
- ‘버스 매연 환기시설’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 ‘센터 진·출입 설계 엉성’…차량 간 사고 위험도 매우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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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권영진 대구시장이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개장을 앞두고 시설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사진=대구시 제공)
[대구=일요신문] 최창현 김성영기자=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시설이 시민 건강과 각종 화재, 대형사고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개선이 시급하는 지적이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 안실련)은 최근 자체 안전전문가 그룹을 통해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시설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안내판 또한 모호해 ‘미로 찾기’를 해야 하는 등 이용객들의 불편과 불만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안실련은 먼저, 화재 종합 감시·운영 기능을 하는 화재 수신반 전원스위치가 모두 꺼져있는 상태로 관리돼 화재 발생 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화재수신반은 화재 감지기와 소화설비, 피난 경보시설 등을 감시하고 컨트롤하는 것인데, 스위치를 꺼놓은 상태로 두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범죄행위나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 위) 스프링클러 배관 말단부의 마감 처리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 (사진 아래) 터미널 주차장에는 건설 당시 비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화기 1개 뿐외, 전체 소화기가 미 비치된 상태(사진=대구안실련 제공)
점검에서 소화기나 스프릴클러, 화재감지기 등 시설도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안실련은 주차 터미널의 경우 소화기가 거의 비치돼 있지 않거나 대합실에 비치된 소화기의 경우 배치도가 미 부착돼 응급상황 발생시 찾기가 매우 힘들다. 특히 일부 상가나 케노피 지역 등은 스프링클러 헤드와 화재감지기 설치가 누락된 곳이 많았고, 설치된 소방시설에 대해서도 점검과 유지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있으나 마나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용객 안전문제도 제기됐다. 우천 시 터미널 바닥이 매우 미끄러워 버스 주·정차와 경사로 진·출입 시 충돌이나 전복 등 대형사고 위험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 안실련의 주장이다.
안실련 관계자는 “환승센터 버스터미널 4개 층 바닥에 도포한 에폭시수지는 우천 시 물기가 있으면 매우 미끄러운 상태로 변해 대형 버스가 주·정차 하거나 경사로 진·출입 시 기둥과 벽에 부딪힐 우려가 매우 높다. 특히, 승강장 경계면과 바닥 높이가 170~190㎝로 대합실 방향으로 넘어 돌진할 위험성과 버스 끼리 추돌 사고 위험이 높아 터미널 바닥 전체를 미끄럼 방지용 고강도 메틸 메타 아크릴래이트(MMA, methyl methacrylate) 타입의 도로 포장재 등 전면적 재시공이 우선 조치되야 될 것”이라며, “현장점검 시 버스기사들이 대형사고 위험이 높아 복합터미널에 들어오기 겁나고 사고 날까 불안하다고 하소연 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밝혔다.
에폭시수지로 도포된 터미널 바닥. 우천 시 미끄러워 사고 위험을 내포 하고 있다(사진=대구안실련 제공)
버스 매연 환기시설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이용객들의 건강권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안실련는 복합터미널은 실내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환기시스템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설계 시 고려되지 않아, 버스 매연이 탑승자나 근무자들에게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그나마 설치된 환기장치와 에어커튼은 평상 시 잘 가동하지 않아 터미널 대합실과 상가 전체가 오염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닥 먼지 제거 물청소를 할 수 있는 바닥 물배관 시설 조차도 없어 바닥 먼지가 대합실 등으로 유입돼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안실련은 터미널 버스 매연 제거를 위한 바닥 환기그릴 설치 등 종합적인 환기시설 보완이 필요하며, 버스 타이어 오염원 유입을 줄이기 위한 진입로 입구 세륜시설과 정기적인 물청소를 위한 물 배관 설치 등 시설 개선이 요구된다. 설치된 환기시설은 대합실에서 시민 모두가 가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램프시설도 추가해 줄 것을 요구했다.
센터 진·출입 설계도 엉성해 차량 간 사고 위험도 매우 크다고도 지적했는데, 동북쪽 고가도로 하부 진·출입로는 백화점과 터미널에서 나오는 출구가 2개, 박차장에서 들어오는 진입로와 고가도로 밑에서 좌회전 및 U턴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고 출구 진입로는 버스 전용차로와 구분돼 동시 차량 진·출입 시 교통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이 안실련 설명이다.
고가차로 하단 교행구간 충돌사고 위험 구간(사진=대구안실련 제공)
실제로 “고가도로 교각으로 인한 교통 사각지대로 사고 위험이 크다며, 교통설계시스템을 근복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라는 버스기사들의 볼멘소리와 안내표지판이 모호하고 잘못 표시된 부분도 많아 센터 배치가 그야말로 ‘미로찾기’ 그 자체라는 이용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안실련 관계자는 “터미널과 백화점 이용 차량의 진·출입 동선과 주차장 구분이 안돼 있고, 복합센터에서 동대구역과 도시철도 환승안내, 동대구역과 도시철도에서 복합센터 환승안내 이정표가 모호하고, 천장에 부착된 안내 식별 방향표식도 잘못된 곳이 많았으며, 바닥에 부착된 안내표식 마저 많은 부분이 훼손돼 있었다”고 지적하며, “터미널 3층 매표소 위치도 동쪽에 배치돼 동대구역과 도시철도 이용객은 찾기가 매우 힘들고 협소했다. 이는 상업시설의 수익성을 위해 시민 편의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다”고 비난했다.
길 찾기가 모호한 안내표지판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사진=대구안실련 제공)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실제 현장점검 시 많은 시민들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물어봤다. 특히, 외국인들을 위한 영문 안내표식은 거의 전무했고, 바닥에 표시된 길 안내는 영문표기가 전혀 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나, “건물 난간대의 경우는 흔들리거나 훼손된 채 방치된 곳과 미 설치된 곳도 여러 곳 있어 시민 안전과 이용 편의성 등 종합적인 진단과 개선 대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대구안실련는 이번 특별안전점검에서 관련 기관의 비협조로 안전과 관련된 시설물 등의 ‘작동기능 점검’ 등을 할 수 없어 이용 시민 입장에서 확인하는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가 대구의 랜드마크로 시민들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점검에서 도출된 문제점들을 조속히 개선해 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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