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 입도선매반을 통해 대기업 취업의 꿈을 이룬 조진교(오른쪽) 씨. 사진은 대학에서 지원한 글로벌 프로그램에 참여해, 뉴질랜드 현지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영진전문대 제공
[대구=일요신문] 김성영기자= 입도선매(立稻先賣), 아직 논에서 자라고 있는 벼를 미리 돈을 받고 판다는 뜻이다. 졸업 전 대기업에 입사한 영진전문대 조진교 씨의 얘기다.
인문계 고교 3학년 당시 그는 4년제 국립대 입학을 목표로 수능 준비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담임선생님이 전해준 얘기에 귀가 번쩍 뜨였다.
‘외국인 유학생과 생활’, ‘해외연수’, ‘노트북 지급’, ‘기숙사 및 학비 무료’, 그야말로 등록금과 생활비 걱정을 덜고 학업에만 열중하도록 지원을 해주는 대학이 있다는 것. 여기에 더해 졸업 후에는 글로벌 톱 기업으로 취업이 연계된다고 덧붙였다.
그는“4년제 대학에 진학한다고 다 취업한다는 보장도 없는데, 전문대에서 빠른 취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있다니 충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하고 2012년 가을 영진전문대 수시에 지원해 합격한다.
그가 지원한 전형은 이공계 진출을 꿈꾸는 우수 인재를 선발·육성하는 ‘입도선매반’. 등록금도 없고 최신 기숙사 무료 입주에 한국인학생 15명과 외국인 유학생 5명이 한 클래스로 수업하는 특화된 인재양성 프로그램이다.
조 씨의 도전은 2학년을 마무리하는 지난해 가을, 글로벌 대기업인 GS칼텍스에 합격해 입사하면서 꿈이 현실로 이어졌다. 그는 1만 여명의 응시자 중 30명을 선발하는 이 회사 공채에 당당히 합격했다.
입도선매반에서 그는 실제로 입학식 날 최신 노트북 1대를 받았다. 컴퓨터응용기계계열에 속한 입도선매반은 동기들과는 다른 세계를 걷는다. 이 대학 글로벌캠퍼스(칠곡)에서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기숙사 생활도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어학 능력을 향상시켰다.
입도선매반에게 주어지는 글로벌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대학에서 전액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으로 그는 1학년 겨울방학 중 한 달 간을 뉴질랜드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그는 “현지인 가정과 어학기관에서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나라 사람들과 친분을 쌓았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대학 진로를 고민하는 고3 학생들에게는 “4년제 대학교의 장점도 있지만 전문대의 장점은 빠른 취업이다”라며, “특히, 요즘 처럼 일자리 찾기 힘든 상황을 고려하면 취업률이 높고, 뚜렷하게 전문직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전문대학이 현실적인 답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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