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되는 것은 김 의장이 의원내각제에 대한 선호도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 7월 23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의원내각제를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내각제 개헌이 될 경우 대통령제하에서 8개월 동안 충실히 실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여기서 ‘8개월’이란 18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끝나는 2012년 5월부터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2013년 2월까지의 시기를 의미한다.
김 의장은 “의원내각제를 실시한다면 총선이 2012년 4월에 있다 하더라도 2013년 2월 24일 현 대통령이 물러나고 2월 25일부터 내각제가 시작되고, 대통령제를 실시하면 2013년 2월 25일부터 그대로 하면 된다. (내각제 개헌의) 절묘한 타이밍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선 김 의장이 ‘올인’이라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개헌에 집착하고, 더구나 아직은 부정적 여론이 많은 내각제 개헌의 장점을 직·간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점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당장 김 의장이 자신의 임기 중 개헌을 성사시킨 후 이를 발판으로 보다 큰 꿈을 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61세(1947년생)로 ‘젊은 의장’인 김 의장이 이미 차기(19대)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는 데다 의장 임기를 마친 후 한나라당에 복귀하면 유력한 ‘관리형 대표’ 감이란 점, 만약이긴 하지만 내각제 개헌이 실현된다면 다수당 대표가 행정부 수반인 총리직을 맡게 된다는 점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준원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