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노동신문>이나 평양방송 같은 관영매체의 김정일 위원장 동정보도에는 날짜가 없다. 어느 부대를 가서 뭘 했다는 것은 사진이나 동영상과 함께 공개하지만 언제 갔는지는 밝히지 않는 것이다. 지난 2001년 10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이후부터 날짜가 사라졌다. 당시 탈레반 핵심간부를 태우고 사막을 달리던 차량을 미군이 정찰위성 정보를 토대로 정확히 포격을 가해 몰살시킨 데 따른 조치다. 정보 당국자는 “김정일과 그의 측근들은 최고지도자의 동선이 노출되는 순간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을 들여다보고 있는 한·미 양국의 대북정보 감시망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 관계자는 “김정일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CNN을 보는지, NHK를 틀어놓았는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과거 김 위원장이 열차편으로 러시아를 장기 방문할 때 그가 어느 열차 칸에 탔는지는 물론 회의를 하는지 졸고 있는지도 알아냈다고 한다. 위성은 물론 감청정보와 열차 내 보좌진의 움직임 등을 종합해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KH-11 첩보위성은 물론 미군의 RC-135정찰기 같은 첨단장비들이 동원된다. 하와이 미 태평양함대사령관의 주요한 업무 중 하나가 부시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권력 핵심의 전날 동향을 보고하는 것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DJ 정부 초기 우리 정부의 한 최고위급 정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국제전화 감청내용을 사석에서 안주거리 삼아 언급했다가 봉변을 치른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이 서방국가를 여행 중에 한 묘령의 여인과 나눈 농도 짙은 대화가 담긴 내용이 흘러나가자 미 정보당국은 한국 측에 엄중한 항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관계자는 “외부의 첩보위성이나 감청망을 무력화시키려면 엄청난 비용과 기술이 든다”며 “북한은 이런 대비책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북첩보망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중앙일보 기자 yjlee@joongang.co.kr
김정일 사생활 손바닥 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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