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일요신문] 김재원 기자 = 포항시는 지난해 9월 관내 4개 공원에 대한 민간조성사업 제안 접수 공고를 했다.
수십년간 도시계획상 공원으로 지정됐지만 예산이 없이 사업을 하지 못한 곳에 대해 민자를 유치해 공원 조성과 함께 지주들에게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업체들도 공사에 참여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함이었다.
이에 따라 심사를 거쳐 올 4월 18일 양학근린공원 등의 민간조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했다. 포항지역 업체 1위, 서울지역 업체 2위 등이다.
그러나 포항시 발표 후, 4월 25일 서울 업체가 포항시청에서 담당주무관, 팀장과 함께 평가 채점표를 열람한 결과 포항시가 당초 공고한 공원설치비용 평가기준과 심사에서 적용한 점수가 다른 것이 발견됐다.
담당자들의 말대로 “실수”인지, 업체 주장대로 “조작”인지 오류가 드러났다.
당초 포항시가 발표한 계량평가 기준 중 공원시설의 설치비용 및 면적은 기준비율이 높은 제안자를 기준으로 100%이상은 100점, 90%이상은 80점, 80%이상은 60점, 70%이상은 40점, 70%미만은 20점으로 각 구간마다 20점씩 차등을 두게 되어있어 가장 비율이 높은 서울업체를 기준으로 20점씩 차이를 두어야 하는데 포항시는 5점씩만 낮췄다.
평가기준대로 한다면 서울과 포항지역 업체 점수비율은 200점 대 120점이 돼야 하지만 포항시는 점수차를 60점이나 줄여 200점 대 180점으로 평가했다.
이로인해 포항시는 최종 서울 793.75점, 포항 825.15점으로 포항지역 업체를 1위로 선정한 것.
특히, 서울은 공원조성 투자비의 경우 1501억원, 포항은 798억원으로 703억원이나 투자를 더 하겠다고 했으며 공원설치 면적도 3만4천여㎡를 더 기부체납하겠다고 했는데도 포항시는 포항 업체를 1위로 선정했다.
더구나, 포항시는 배점의 오류가 발견되자 담당주무관과 팀장은 잘못을 시인했고 순위를 정정하겠다고까지 했다고 하는데, 며칠 후 갑자기 “일부 서류에 회사명이 기재돼 있어 이는 탈락사유에 해당된다”며 이달 20일 아예 서울 업체를 신청무효 처리했다.
이에 따라 서울 업체는 29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시에서 공고한 배점기준을 조작하여 포항시민의 명예를 더럽히고 포항시민에게 돌아갈 수백억원의 추가 공원조성비와 약 3만 제곱미터의 공원용지를 지방 특정업체의 사익을 위해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게하고 어려운 여건에서 열심히 일하는 동료 공무원들을 참담하게 만든 일부 비위 공무원들이 있다면 이를 적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점수 조작 의혹과 함께 지역업체와 포항시 관련 공무원간 유착을 의심한 것.
‘경북 제1 도시’라고 자처하는 시의 행정이라기에는 크게 모자라는 모습이다.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고 부끄럽다”는 것이 시민들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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