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 여직원들, 은밀한 만남 요구, 모텔 투숙 요구 등 진술
- 감사팀, “철저히 감사…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
- 경찰, 아직 피해 신고 접수 안돼…수사는 어려워
[대구=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대구은행의 책임자급 중간 간부들이 상당 기간 동안 다수의 비정규직 여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아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불거지면서 해당 은행 본점 감사팀은 최근 특별감사에 착수했으며, 급기야 감사팀은 본점을 비롯해 지역 전 지점 여직원들을 상대로 확대, 사내의 성희롱과 성추행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현재까지 조사 과정에서 최근 불거진 여직원들 외에도 수 명의 여직원이 직장 내 간부들에 의해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지속적이고 은밀한 만남 요구, 모텔 투숙 요구 등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는 진술이 나와 피해 여직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감사팀은 해당 책임자급 간부들과 피해 여직원들을 상대로 성추행 등 의혹에 대한 사실 확인을 조사 중이다. 감사팀은 “철저히 감사해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의 책임자급 중간 간부들이 상당 기간 동안 다수의 비정규직 여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아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대구은행이 리모델링 공사 중인 대구 수성동 제1본점(사진=일요신문 DB)
5일 대구은행에 따르면 대구은행 한 부서 부부장을 비롯해 책임자급 간부 직원들이 수 명의 여직원을 성희롱, 성추행 했다는 신고가 최근 본점 감사팀에 접수됐다.
피해를 당했다는 한 여직원은 감사팀을 통해 책임자급 한 간부 직원이 근무시간에 수시로 불러내 입맞춤을 요구하는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해왔으며,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했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여직원은 주점에서 부서 회식을 하던 중 책임자급 간부로부터 강제로 껴안고 입맞춤을 당했으며, 이후 지속적인 만남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이외도 강제로 모텔로 끌려갔다 달아나기도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특히 이들 피해 여직원들은 “주위에 더 많은 피해 동료들이 있지만 계약연장 등에 불이익 있을까봐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책입자급 직원은 해당은행 부부장급(1명), 차장급(1명), 과장급(2명) 등 모두 4명이다. 은행 측은 현재 이들 4명에 대해 대기발령이라는 조치를 내린 상태이다.
이에 대해 대구은행 홍보팀 한 관계자는 “현재 일련의 일(사내 성희롱, 성추행)에 대해 사실 관계 등을 피해 여직원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4명의 책임자급의 직원들과도 감사팀이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고, 특히 본점을 비롯해 전 지점에 대한 사내 성희롱, 성추행에 따른 대대적인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조만간에 정확한 진상이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번 사태로 밝혀진 4명(가해자)의 책임자급 간부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는 징계차원은 아니다. 피해를 당했다는 여직원들과의 조사가 완전히 끝나고, 부부장 등 4명의 행태가 밝혀질 경우 직원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위원회 회부를 결정하고, 이후 곧바로 징계위를 열어 해당 가해 직원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찰은 “피해 여직원들의 피해 사실 주장이 아직까지 접수되지 않아 수사는 이루지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법죄 사실이 인정되지 않은 이상 ‘풍문’만으로는 수사는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하지만, 차후 피해 여성들이 사건의 진상을 밝혀달라는 신고가 접수되면 신속하게 수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이번 성희롱과 성추행 건에 대해 진심으로 해당 여직원들에 사과하고 위로한다”라며, “앞으로 여직원들의 안전과 재발방지를 위해 힘쓰고, 특히 건강한 회식 문화 조성과 이에 따른 직장 내 성희롱 등 예방 교육을 철저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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