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봉춘 조교사>
이는 지난 8월 27일(일) 21조 소속 3세의 신진마 ‘고스트타운’이 제4경주에서 우승을 거머쥐면서 조교사로서 큰 명예를 얻게 됐다.
사실 임봉춘 조교사는 300승을 앞두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여느 경마날과 다르지 않았는데 마방 직원들이 귀띔해주어서 알게 되었다. 그때 제4경주에 ‘고스트타운’이 출발대에서부터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으며 4코너를 돌았다. 그 순간 임봉춘 조교사는 ‘전략이 통했구나!’라는 느낌을 받으며 300승을 직감했다.
300승을 달성한 날, 임봉춘 조교사보다 더 기뻐한 사람은 임봉춘 조교사의 둘째 아들이었다. 둘째 아들은 같은 마방에서 마필관리사로 일하고 있는데 자신이 돌보던 ‘고스트타운’이 아버지의 300승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임봉춘 조교사는 아들을 포함해 마방 직원들에게 각별하다. 가장 고마운 사람으로 망설임 없이 마방 직원들을 꼽았다. “조교사인 저 혼자로는 300승을 이뤄낼 수 없었어요.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항상 고마워요.”
2002년에 조교사로 데뷔했다는 임봉춘 조교사는 올해 조교사 데뷔 15주년을 맞았다. 조교사로 일하면서 위기의 순간들도 있었지만 마방 직원들과 함께 견뎌냈다.
“제가 조교사를 시작했던 2002년엔 마필 확보가 정말 어려워서 1년에 8승하기도 힘들었어요. 그때 제가 마방을 비우고 말을 구하러 다닐 수 있게 직원들이 믿음을 주고 조교사 선배도 도와줘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죠. 그때는 300승을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주위사람들이 도와준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직원들의 환상의 호흡 덕분인지 임봉춘 조교사의 21번 마방에는 잘 관리된 고령의 경주마들이 눈에 띈다. 8세의 ‘구만석’과 7세의 ‘언비터블’은 고령의 나이지만 꾸준히 경주에 참가하며 성적을 내고 있다. 임봉춘 조교사는 이 말들과 같은 성실함과 꾸준함을 자신의 강점으로 삼았다.
“조교사 생활 15년을 포함해 마방에서 일하는 30년 동안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어요. 다른 조교사들보다 승수는 적을지 몰라도 꾸준한 성적으로 상금 순위로는 TOP 10에 들 자신 있어요. 이제 은퇴까지 4,5년 남은 것 같은데 앞으로도 성실한 모습으로 믿음을 드리겠습니다.”
지난 1월 ‘구만석’은 8세의 나이로 깜짝 우승을 선사하며 관록과 성실함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가 가장 애착이 간다고 밝힌 ‘구만석’처럼 관록과 성실함이 빛날 임봉춘 조교사의 앞날을 더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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