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게이츠헤드의 ‘밀레니엄 브릿지’
[포항=일요신문] 김재원 임병섭 기자 = 포항시와 경상북도의 가칭 ‘동빈대교’ 고가교 건설계획에 대해 주민들이 반대함에 따라 도개교(배가 지나갈 때 다리가 한쪽 또는 양쪽으로 들어올려져 통행이 가능하도록 하는)를 이용한 명품 다리 건설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 게이츠헤드의 밀레니엄 브릿지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모성은 한국지역경제연구원장은 지난 6일 포항시 남구 송도해수욕장에 위치한 여행시작 3층 세미나룸에서 ‘세계의 선진도시’라는 제목으로 인문학 특강행사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모 원장은 게이츠헤드는 영국 북동쪽에 있는 도시로, 과거 철강 및 탄광도시가 산업사양화로 변해가는 과정이 포항과 매우 유사한 형태이지만 그 어려움을 딛고 문화라는 콘텐츠로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설명했다.
세계적인 예술가 안토니 곰리가 설치한 “북쪽의 천사”의 경우 쇠락해가는 게이츠헤드를 새로운 도시로 도약하도록 한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1500억원 규모의 랜드마크 철탑을 세우려고 하다가 불발에 그친 포항시가 만약 게이츠헤드의 랜드마크 사례를 보았다면 또 다른 차원에서 성공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선진국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게이츠헤드의 또 하나 랜드마크가 되는 ‘세이지 음악당’과 제분소를 활용해 만든 ‘발틱 미술관’을 소개했고 “윙크하는 눈(winking eye)”이라고 불리는 모양새가 특이한 도개교 ‘밀레니엄 브릿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포항시가 주민과 갈등을 겪고 있는 가칭 ‘동빈대교’의 샘플이 될 수도 있다면서 만약 동빈대교를 세운다면 게이츠헤드의 밀레니엄 브릿지 형태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모 원장의 인문학 강좌에는 우방비치 고가도로 건설 반대 비상대책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이들은 “우방비치 고가건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최근 포항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부분의 주민갈등 문제는 지방자치의 몰이해에서 비롯되었다”고 답했다.
또 “‘주민 우선’의 지방자치 원리만 적용한다면 대부분의 주민갈등은 간단히 해결된다”며 “지금까지 포항시가 겪는 주민갈등 문제는 자치행정의 차원이 아니라, 법치행정의 잣대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승호 전 포항시장은 인근주민들이 “대규모 고가교는 조망권과 생활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반대하자 “런던브릿지처럼 도개교로 연결하면 250m만 될 교량을 다른 도시들은 철거하는 고가도로로 1350m나 만들겠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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