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요신문] 윤광제 기자 = 지난 2014년 세월호 정국에서 1993년 서해훼리호 참사 국면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아 박근혜 정권의 타도와 적폐(積弊) 청산을 비유적으로 외친 미디어오늘 연재 장편소설 ‘봉기’가 출간됐다.
평사리 출판사가 지난달 30일 출간한 서주원의 장편소설 ‘봉기’ 1권은 미디어오늘이 동학혁명 120주년 기념으로 2014년 3월 초순부터 2015년 7월 초순까지 주 1회씩 60회 연재한 소설의 3분의 1분량이다.
당초 이 소설의 작가인 KBS 방송작가 서주원 씨는 “2003년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위도방폐장 건설을 저지하려는 반핵(反核) 투쟁과정에서 민초들이 온몸으로 보여 준 처절한 생존권 투쟁과 강인한 민주주의 수호의지를 재조명하면서 갑오년(甲午年)을 맞아 대한민국과 한민족이 나갈 방향을 찾아 나선다”고 특별 연재의 취지를 밝힌 바 있다.
그해 3월 7일 연재가 시작되었고, 약 한 달 뒤인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작가는 자신의 고향인 위도에서 1993년 10월 10일에 발생한 서해훼리호 참사로 시대적 배경을 변침시켰다.
대한민국의 양심이 침몰한 세월호 정국을 ‘금수(禽獸)공화국’으로 규정하고, 희생자 수와 수습과정 등이 세월호 참사와 엇비슷한 서해훼리호 참사 국면을 비유해 박근혜 정권의 타도와 이 땅의 온갖 적폐를 청산하자고 외치며 문학을 통한 봉기의 깃발을 들었던 셈이다.
미디어오늘에 60회 연재된 ‘봉기’는 위도 출신으로 1980년 5월, 광주에 계엄군으로 투입된 저격병 김만수 상병의 악몽으로 시작돼 2009년 5월 23일, 용산 참사 현장인 남일당 근처의 식당에서 어느새 50대의 중년이 된 김만수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이후, 김만수는 봉하노송으로 지칭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절명(絶命)이 자살인지 타살인지를 택시를 타고 광화문 앞을 지나며 청와대에 속울음으로 묻는다.
그 뒤, 시대적 배경은 바뀌어 1993년 10월, 서해훼리호 참사 전야 위도 주민들의 이야기, 악화된 기상 속에서도 서해훼리호가 무리하게 출항하게 된 경위와 출항과정, 침몰과정, 침몰 직후의 수습과정 등을 다루고 있는데, 소설 ‘봉기’ 1권의 스토리는 여기서 마무리 된다.
작가 서주원 씨는 “소설 ‘봉기’는 총 10권으로 구성할 예정으로, 내년 1월에 2권과 3권을 출간할 것”이라며 “소설의 전반부에 해당되는 1․2․3권은 위도 사람의 손으로 새긴 서해훼리호 참사의 첫 번째 문학적 기록이라는 점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소설 ‘봉기’의 4~10권에서는 부안반핵운동과 세월호 정국에서 촛불혁명에 탄핵된 박근혜 정권 등을 다룰 계획인 서주원 작가는 “촛불은 2003년 부안에서도 활활 타올랐다. 부안반핵운동은 123년 전 동학혁명과 지난해 촛불혁명 같은 위대한 민중봉기였다”며 “더 이상의 봉기나 혁명이 필요 없는 나라다운 나라 만들기가 소설 ‘봉기(蜂起)’의 지향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