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ㅈ주마를 안정적으로 출발대에 진입시키는 모습.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스포츠에 있어서 ‘안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단체스포츠인 축구, 야구경기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아름다움이 가미되어 상대적으로 덜 위험해 보이는 발레, 피겨스케이팅에서도 안전사고의 위험은 늘 존재한다.
특히 격렬한 승부를 앞두고 긴장감에 휩싸인 ‘경주마’와 함께하는 스포츠인 경마도 고위험 스포츠에 속한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본부장 고중환)는 경주중 발생할 수 있는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고, 경주마와 기수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악벽마 클리닉(BHC, Bad Habit Clinic)’을 운영하고 있다.
‘악벽마’란 경주직전 출발대에 들어선 경주마 중 심하게 움직이거나 주저앉아 기수를 떨어뜨리는 등 각종 사고를 야기하는 경주마를 일컫는다.
‘악벽마 클리닉(BHC)’은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에 소속한 출발위원 및 출발 전담 관리사를 비롯 참여를 희망하는 마필관리사들로 구성된다.
클리닉 대상마는 크게 세 유형으로 나뉜다. 출발 시 악벽(Bad Habit)이 발현됐으나 심화되지는 않은 ‘악벽 주의마’, 실제 경마일에 출발과 관련해 재심사를 받은 ‘잠재 악벽마’, 1년 이내 동일한 악벽으로 재심사를 2회 이상 받은 ‘상습 악벽마’가 그 대상이다.
부경에서는 악벽의 원인별·유형별 교정방법을 개발, 매월 악벽마별 조교방법을 도출해 맞춤형 조교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9월 시행한 ‘악벽마 클리닉’에서는 ‘상습적인 출발대 진입거부마’를 대상으로 출발훈련을 실시했다.
경주 출전에 대한 거부심리 및 민감한 마체 자극으로 출발대 진입훈련 시 기립전도 해버리는 경주마인 ‘우박이(장세한 조교사, 17조, 7세)’를 대상으로 환경적응 훈련을 반복했다.
‘우박이’는 2013년 데뷔해 경력이 오래되었지만 금년들어 간헐적으로 불안정한 출발대 진입 및 출발자세 불량으로 원활한 경기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출발전문위원이 눈 가리개 사용, 출발대 진입동선 변경, 반복훈련 시행 등 ‘악벽마 클리닉’을 약 1개월 시행해‘우박이’가 훈련심사를 무난히 통과, 지난 9월 15일 제10경주 출전 시 비교적 원활한 진입모습을 보여줬다.
말산업의 주축을 이루는 경마산업에서의 안전 확보는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부산경남에서 특히 많은 경주가 펼쳐지는 금요일에는 하루에 출발대가 열리는 순간만 10번에 달한다.
경주를 관전하는 경마팬들에게 더욱 안전하며 박진감 넘치는 경주를 선보이기 위한 한국마사회의 노력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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