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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신문] KBO 구본능 총재가 10명의 구단주에게 후임 총재를 임명과 관련해 총회 없이 서면 추천만 받은 후 독자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통보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23일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KBO의 방만한 운영 등에 대해 손혜원 의원의 지적을 받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바 있다. 이것을 뒤집고 후임자 선정까지 독단적으로 실행하려 하고 있다.
손혜원 의원실이 입수한 구본능 총재 자필 서명이 담긴 서면 통지서에 따르면 구 총재는 “총회를 개최할 여건이 되지 않아 부득이 서신을 통해 총재 후보자에 대한 구단주님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하루 속히 우편이나 구두로 추천해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절차 없이 후임을 본인이 낙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구 총재는 “저와 양해영 사무총장이 함께 연임하지 않기로 진술했다”며 국감장에서 “깨끗이 그만두겠다”는 사퇴의사를 정면으로 반복하고 임기를 마치겠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구본능 KBO총재가 구단주들에게 보낸 자필 서명 서신. 사진=손혜원 의원실
심판 뇌물 수수, 비공인구 사용, 내부 직원 연구비 횡령, 채용 비리 등의 의혹으로 연일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KBO가 차기 총재 및 사무총장 임명을 구단주 총회라는 기본 절차 없이 진행한다는 것은 문체부 승인 사단법인의 정관을 명백히 위반한 행위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관에 따르면 임원의 선출은 “총회에서 재적회원 4분의 3이상의 찬성으로 선출한 후 주무관청에 보고”(제10조)하도록 되어있고, “총재의 선출과 해임”(제 16조 4호)을 총회 의결 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손혜원 의원은 “구본능 총재와 양해영 사무총장이 절차까지 무시해가며 독단적으로 후임까지 결정하겠다고 구단주들에게 통보했다”며 “KBO가 자정능력을 잃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태”라고 비판했다.
손 의원은 “KBO는 구본능 총재와 양해영 사무총장의 것도 아니고 10개 구단의 것도 아니다. KBO는 1100만 야구팬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조직이다. KBO를 정상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는 다 취할 것”이라며 “오늘 열리는 추가국정감사에서 문화체육부를 상대로 사태 해결 대책을 따져묻고 교문위 차원에서 구본능, 양해영 증인의 위증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