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안장식이 열린 지난 10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안장지로 유족들 이 유골함을 가지고 들어가고 있다. 유장훈 기자 doculove@ilyo.co.kr | ||
친노계 일각에선 신당 창당론이 고개를 들고 있고, 일부 핵심 인사들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론도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다.
‘조문 정국’ 이후 ‘상중’이라는 이유로 정중동 행보를 보여 왔던 친노그룹은 노 전 대통령의 49재를 기점으로 정치 세력화를 암중모색하고 있는 분위기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친노그룹의 선택에 따라 민주개혁 진영의 세력 재편은 물론 영남권 정치 지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친노그룹의 정치 행보가 여야를 망라한 정계개편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는 형국이다.
범민주계 일각에선 친노그룹 내 소 계파들이 향후 정치적 진로를 놓고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어 행동통일 과정에서 진통이 따를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주군을 보낸 슬픔을 딛고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친노그룹의 정치 행보를 따라가 봤다.
지난 7월 1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와 안장식이 치러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은 민주개혁 진영 인사들이 대거 운집해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49재와 안장식에는 친노그룹과 참여정부 인사,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의원 50여 명 등 민주개혁 진영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수많은 추모객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49재와 유골 안장식을 끝으로 노 전 대통령의 공식 장례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기념재단 설립과 각종 저작물 발간 등 고인을 기리는 기념사업은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이념을 계승·발전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친노그룹의 향후 정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문 정국’ 이후 주가가 급상승한 친노그룹 일각에선 신당 창당론이 고개를 들고 있고, 일부 친노 핵심 인사들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론이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민주개혁 진영의 거물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친노그룹 역할론을 주문하면서 원외 친노 인사 복당론에 한껏 힘을 실어주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치 재기의 모멘텀은 확보했지만 ‘상중’이라는 이유로 정치적 행보를 극도로 자제해 왔던 친노그룹은 49재를 기점으로 정치적 활로를 본격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7월 10일 노 전 대통령의 안장식 직후 봉하마을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정세균 대표도 “현 정권에 대해 절망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이제는 분노를 어떻게 희망으로 승화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해 친노그룹과 함께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7월 8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실시한 친노 진영의 향후 행보와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 ‘범야권 세력 결집을 위해 민주당에 복당해야 한다’는 의견과 ‘독자세력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34.0%와 33.7%로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친노그룹 핵심 인사로 각각 당 상임고문과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와 안희정 최고위원을 전면에 내세워 원외 친노 인사들의 복당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친노계 좌장격인 이해찬 전 총리와 친노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유시민 전 장관 등 원외 친노 간판인사들은 복당론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당내 일부 비노세력들 사이에서도 친노 복당론에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친노그룹 복당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자칫 당 주도권 장악 등 계파 간 세 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