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석중씨 | ||
지난 3월1일 자택 부근에서 장씨를 만나 진술서를 둘러싼 내막을 들어봤다. 한편 당시 장씨로부터 진술서를 받았던 담당 검사는 기자의 몇 차례에 걸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대북 송금 사건을 어떻게 보나.
▲사실과 많이 다르다. 본체에는 접근하지 못한 채 곁가지만 흔들고 있다.
─무엇이 사실과 다르다는 건가.
▲송금액도 그렇고 금액의 성격이나 과정 등이 그렇다.
─엄호성 의원은 4천억원 제공설을 주장했고, 최근 5억달러 논란도 있다.
▲현대가 대북사업을 하면서 그 정도밖에 안 주었겠는가. 5억달러는 새발의 피다. 현대상선이나 현대아산쪽 얘기를 하는데 실제 현대그룹을 움직인 곳은 현대전자와 현대건설, 현대증권 등이다. 이들 회사들의 국내외 자금 흐름을 추적하면 송금 규모가 드러날 것이다.
─송금 루트를 놓고 이견이 많다.
▲구체적인 내용도 알고 있지만 말할 수 없다. 검찰에 제출한 A4 용지 27장 분량의 자필 진술서에 어느 정도 기록돼 있다. 그것을 찾아봐라.
─일부에서는 대북송금이 정상회담 대가라는 주장도 있는데.
▲(망설이다)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다. ‘상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진술서’에 의하면 정몽헌 회장측이 북측에 제시한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이다. 국내 제일의 재벌이라는 현대가 왜 무너졌는가. 단지 5억달러 때문이겠는가. 현대 최고위층에 “그렇게 하다간 현대 망한다”고 했는데 지금도 아쉬움이 크다.
─현대의 대북사업을 평가한다면.
▲나와 정몽구 회장이 추진했던 통천연구소에 50억(원)만 투자했어도 대북사업은 잘 추진할 수 있었다. 정몽헌 회장이 무리한 대북지원을 약속하면서 궤도를 벗어나고 말았다(이 대목에서 장씨는 대북사업의 주체가 정몽헌 회장이 아닌 이익치 회장이라고 지목했다). 무엇보다 현대가 (대북사업에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 것이 안타깝다. 북한을 모르고 덤빈 것이 실패를 자초했다고 본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