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남북대결을 펼친 아이스하키 대표팀. 연합뉴스
[일요신문] 정부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의 남북 단일팀 구성 계획을 천명한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수가 5600 명을 돌파했다.
16일 오전 10시 기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물 ‘아이스하키 단일팀 반대합니다’에 동의한 인원은 5600 명이 넘는다. 이들은 아이스하키팀의 단일팀 구성에 반대하고 나섰다.
청원은 단일팀 추진을 재고해 달라는 내용이다. 게시자는 “아이스하키는 체력 소모가 심한 운동”이라며 “대회가 20일 남은 시점에서 북한 선수들이 합류한다면 지금까지 우리 선수단이 연습하고 준비했던 것은 다 쓸모없게 됩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단일팀 취지는 이해하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본다”며 “지금까지 땀흘린 우리 선수들이 먼저”라고 말했다.
앞서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은 지난 15일 단일팀 구성에 대해 “아이스하키 특성상 선수 교체가 자주 이뤄져 우리 선수가 출전 못하거나 배제되는 일은 없다”고 논란을 잠재운 바 있다. 하지만 국민청원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이에 대한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다.
단일팀 문제는 이미 지난 6월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단일팀의 주인공이 될 선수나 종목 단체와는 논의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 발언을 했다.
선수와 협회 등 관계자들은 난데없는 단일팀 제안에 혼란을 빚었다. 대회까지 촉박한 시간을 앞두고 알 수 없게된 팀 구성에 심리적으로 흔들렸다. 새정부가 추진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하기도 힘들어 속앓이를 했다. 당시 외부에 목소리를 내는 데 매우 조심스러웠다.
올림픽을 약 20여일 앞둔 시점에 다시 한 번 문체부 장관의 입에서 ‘단일팀’이 나왔다. 23인의 엔트리에 북한 선수들을 추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엔터리 추가 계획에도 단일팀 구성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아이스하키는 팀 스포츠다. 새라 머레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랫동안 평창 대회만을 바라보고 준비해왔다.
냉정하게 전력을 따져봤을 때도 단일팀 구성이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기 힘들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대결 역대 전적은 2승 4패로 남한이 열세이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 들이기는 어렵다.
대한민국 아이스하키는 짧은 기간 놀라운 발전을 거듭해왔다. 매년 급격한 실력 상승을 경험해왔다. 이에 북한과의 격차는 확실히 벌어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 랭킹은 단 3계단 차이(남한 22위, 북한 25위)이지만 최근 2번의 맞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지난 2016년 맞대결서 남한이 4-1, 지난해 3-0 완승을 거뒀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