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의장은 자신의 어머니가 1992년 겨울 양산 유산공단 앞길에서 화물차에 치어 명을 달리했다고 먼저 운을 뗐다.
그러면서 30여년 만에 ‘어머니’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상기하게 되면서 그동안 말라버린 줄 알았던 눈물이 ‘어머니’라는 단어에서 쏟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에게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은 야채를 판 돈 4만원을 오른손에 꼭 쥔 채 차가운 영안실에 누워 계셨던 어머니, 아무에게도 허락하지 않으셨던 그 꼭 쥔 손을 “어머니 큰 아들 왔습니다”라는 한마디에 거짓말 같이 풀어 주던 어머니로 남아 있다.
김일권 전 의장은 어머니를 황망하게 떠나보낸 슬픔 속에서 불현듯 ‘용서’라는 큰 방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됐고, 그 또한 어머니의 가르침과 뜻이라 믿어 당시 사고를 낸 젊은 운전자를 위해 아무런 조건 없이 합의서와 탄원서를 써서 가해자 측 부모님께 전해드렸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젊은 가해자 측 부모님은 나에게 몇 번이고 고개 숙여 고마움을 표시했다”며 “수 십 번이나 거절했지만 얼마의 위로금을 쥐어 주고 가셨다. 자식을 위해 손이 부르트도록 고생만 하신 어머니가 준 선물이라 생각하고, 양산 소년소녀 13명의 가장에게 장학금으로 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사랑하는 어머니는 우리 양산의 어린 학생들의 꿈으로 다시 살아나셨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잊은 듯 지내왔던 그 이름 ‘어머니’. 오늘은 당신의 거칠었던 손을 꼭 한 번 다시 잡고 싶은 하루입니다. 이제는 그 어머니의 나이가 되어버린 아들이”란 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김 전 의장의 페이스북을 본 네티즌들은 “용서와 배려하는 마음은 사랑입니다”, “눈물겨운 아픔을 사회적 사랑으로 승화시키셨군요”, “아~ 그런 아픔이 있으셨군요...쉽지 않은 용서”, “눈물이 엄마생각에 저도 모르게...유산공단 앞길은 위험합니다. 한 번씩 사고도 납니다. 시장이 되시면 꼭 시정해주세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김 전 의장은 지난해 양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지지세를 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현 나동연 시장과 2014년에 이어 다시 한 번 격돌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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