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 쭈꾸미 축제(맨위)와 서천 동백 쭈꾸미 축제 모습. | ||
오징어 문어 낙지는 제법 유명세가 있고 꼴뚜기만 해도 전래 속담에 등장할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여기 비하면 쭈꾸미는 가장 소외된(?) 어류다.
하지만 쭈꾸미는 낙지나 문어에 못지 않은 쫄깃한 맛과 영양을 지니고 있다. 생산지에서 먹는 싱싱한 회는 물론 양념으로 무쳐 먹고 구워 먹고 볶아 먹고 끓여 먹는 맛은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삼겹살과 함께 ‘쭈삼불고기’가 되기도 한다.
3~4월은 쭈꾸미가 가장 맛있게 물오르는 계절. 5월 산란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쭈꾸미가 많이 나는 중부 서해안의 홍성-서천-군산 일대에선 요즘 쭈꾸미가 제철을 만났다. 그 싱싱한 맛을 소재로하는 ‘쭈꾸미 축제’가 서천과 군산에서 동시에 막을 올린다.
금강 하구를 기준으로 강 북쪽의 충남 서천과 강 남쪽의 전북 군산에서 축제가 열리는 시기는 공교롭게도 엇비슷하다. 군산에서 먹을 것인가, 서천에서 먹을 것인가. 금강 하구둑을 공유한 두 지역은 겨울철 철새관광에서도 경쟁적인(?) 관계에 있다. 기호에 맞는 주변 관광여건을 참고 삼아 행선지를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여행자의 몫이다.
▲ 3∼4월은 쭈꾸미가 가장 맛있게 물오르는 계절이다. | ||
3월25일부터 31일까지. 수산업 민간 단체인 군산시 수산업종합센터번영회가 직접 주최하고 주관하는 종합 해산물 먹거리 축제의 성격을 띄고 있다.
서해안 최대의 자갈치시장이라 불리는 군산 수산업센터에서 쭈꾸미를 위시하여 공판장에서 막 올라온 푸짐한 활어와 어패류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축제기간 중 고객을 대상으로 구매 금액에 따라 경품을 제공하고 시식코너도 마련한다. 천원경매, 즉석홈쇼핑, 먹물휘호대회들이 열리고, 주말에는 각종 공연과 팔씨름, 선창아줌씨 뽑기 등 흥겨운 놀이들도 준비됐다.
오랜 전통의 군산 시가지 관광도 괜찮고, 고군산군도의 선유도 뱃길 여행을 겸하는 것도 좋다. 그 유명한 군산-전주간 벚꽃길에서는 4월을 앞두고 한창 나무들이 봉오리를 키워가고 있다. 군산시 063-450-4412 / 수산업종합센터번영회 063-442-4482
서천 동백 쭈꾸미축제
3월26일부터 4월8일까지 2주간 계속된다. 장소는 동백정 일대. 쭈꾸미가 푸짐해지는 4월 초 전후로 때마침 동백정의 춘백(春柏, 봄에 피는 동백)도 크고 빨간 꽃망울을 주렁주렁 매단다. 동백 자생지로는 최북단이라 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명승지다.
행사장인 동백정 자체가 관광지다. 소라껍데기를 줄에 매달아 낚아올린 쭈꾸미들의 싱싱한 맛을 즐기면서 동백숲 가운데 자리한 동백정에서 아름다운 낙조를 벗삼아 소주 한잔 기울인다면 이만한 운치를 어디에도 비할 수 없을 것이다. 바로 곁에 춘장대 해수욕장도 있다.
행사기간 중 요리장터에서 쭈꾸미 대하 바다가재 해삼 활어회를 즐길 수 있고, 한산소곡주 각종 젓갈과 건어물 등을 할인 가격에 판매된다. 물론 민속놀이 전시회 사물놀이 체험마당 콘서트 노래자랑 같은 놀거리도 준비돼 있다.
▲가는 길: 서천과 군산은 모두 서해안고속도로가 연결되는 지척간이다. 서천 축제장은 춘장대IC, 군산축제장은 군산IC를 이용한다. 서천은 장항선 열차 서천역, 군산은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