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는 일제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을 수탈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포구. 광복 후 이곳은 어민들이 하나둘씩 정착하면서 마을을 이루었고, 80년대 관광어촌화되면서 차츰 그 규모를 키웠다.
소래를 널리 알린 일등공신은 단연 수인선 협궤열차다. 1937년 8월에 개통된 수인선은 인천 송도역과 수원을 잇는 총연장 52km, 너비 76cm의 단선 철로로 겨우 54개의 좌석을 가진 초미니 열차가 운행됐다. 그러나 수인선은 선로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이유로 1995년 12월31일 전격 폐선됐다.
협궤열차가 다니던 당시만 해도 소래포구는 청춘남녀들의 데이트 명소였다. 협궤열차에 연인과 함께 몸을 실으면 그 자체로 ‘그림’이 됐고, 사랑이 이루어졌다. 폐선된 이후 협궤열차가 다니던 시흥시 월곶과 소래를 잇는 교각은 선로를 걷어내고 지금은 인도로 보수됐다. 덜컹거리며 달리던 열차의 궤도소리가 아직도 들릴 것만 같은 이 교각을 찾는 사람들은 그 시절의 추억을 잊지 못해 저마다 아쉬움을 토한다. 반가운 소식이라면 이 선로가 2008년쯤 다시 개통된다는 것이다.
▲ 소래포구에서 그물을 다듬는 어부들. | ||
어시장이 바로 앞이라 어선에서 건네진 팔딱팔딱 거리는 생선은 바로 손님상에 횟감으로 대령된다. 값도 무척 싸다. 밑반찬 없이 2만원만 주면 싱싱한 활어회를 실컷 맛볼 수 있다. 횟집에서 먹는 것도 좋지만 바로 앞 방파제에서 바다를 앞에 두고 먹는 맛이 또 일품이다. 이곳에서는 비릿한 갯내음이 오히려 미각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소래포구를 찾는다면 인근에 있는 해양생태공원 산책도 권할 만하다. 포구 입구에서 서해안고속도로 고가 밑에서 좌회전해 농로를 따라 1km쯤 가다보면 45만평에 이르는 해양생태공원이 나온다.
공원은 특히 폐염전으로 인기다. 이곳의 염전은 7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 제일의 천일염 생산량을 자랑하던 곳. 그러나 지금은 그 영화가 온데간데없다. 단지 학습장으로서의 염전만 남아 있을 뿐, 나머지는 그야말로 방치된 폐염전이다. 염전학습장에서는 바닷물을 퍼 올리는 수차(물레방아)를 직접 밟아서 돌려볼 수 있다. 해가 질 무렵 소금 채취 시간과 맞아떨어지면 곰배로 소금을 긁어모으는 색다른 체험도 가능하다.
염전학습장 인근에는 1천여 평의 미니 갯벌이 마련돼 갯벌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잉어와 붕어들이 가득한 5백여 평의 담수연못과 갈대숲 사이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조류관측소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어 종합생태체험장의 기능을 하고 있다.
★가는 길
▶자가운전: 제2경인고속도로의 종점으로부터 좌측 해안도로 이용, 혹은 남동IC에서 남동공단로를 지나 가는 방법이 있다.
▶대중교통: 지하철 1호선 제물포역 하차→21번 버스 이용. 주안역 혹은 동암역 하차→38번 버스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