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생활상을 보여주는 골동품들. | ||
칠흑처럼 캄캄한 밤. 지금이야 전기가 있어 불편한 줄 모르고 살지만 그 옛날에는 불씨를 귀하게 다루며 등잔을 켜고 생활했다. 등잔이 없으면 밤에 글을 읽을 수도 없었고, 동지섣달 기나긴 밤 미투리를 삼을 수도 없었다. 등잔은 그만큼 중요한 생필품이었다.
그러나 이제 등잔은 골동품 가게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아이들은 등잔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다. 잔에 기름을 붓고 심지에 불을 붙이면 ‘대체 이게 뭐냐’고 묻는 아이들도 있을 정도.
▲ 소박한 미가 돗보이는 촛대들. 박물관에서 판매도 한다. | ||
박물관 1층은 ‘생활 속의 등잔’을 주제로 우리 조상들의 삶 속에서 등잔이 어떻게 쓰였는지 그 시대의 민속품들과 함께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한켠에는 등잔 말고도 부엌, 찬방, 사랑방, 안방 등에서 쓰이던 생활용품들이 함께 전시돼 있다.
2층에는 ‘역사 속의 등잔’ 과 ‘아름다움 속의 등잔’ 그리고 ‘특별기획실’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선 시대별, 형태별, 재질별, 용도별로 등잔을 살펴보고 제작기법이 다른 대표적인 등잔들을 비교, 감상할 수 있다. 목조등잔과 유기등잔이 다르듯 계층별로 사용했던 등잔이 다 제각각이다. 서민들은 목조로 된 등잔을 사용했지만 신분이 높은 계층은 청동으로 만든 등잔과 백자로 만든 등잔들을 사용하기도 했다. 등잔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시대의 생활상이 눈에 그려지는 듯하다.
지하에는 ‘상우당’이라 불리는 1백50석 규모의 다목적 문화공간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기획전시회와 세미나가 열린다.
박물관 뜰은 하나의 정원과도 같다. 박물관 내부를 둘러본 후 옹기종기 모여 앉아 두런거릴 수 있는 정자와 나무벤치가 곳곳에 마련돼 있다. 작지만 연못도 갖추어 더욱 운치 있다. 석등과 물을 담아두던 물확, 연자방아 등 여러 가지 석조물과 민속품들이 전시돼 있어 또 하나의 야외박물관에 온 듯한 느낌도 든다.
▲ 등잔박물관 외부는 미술품이 있는 하나의 공원 같다(위). 박물관에서 1백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한 정몽주 선생의 묘역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 ||
마가미술관은 자그마한 규모의 실내전시장과 야외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야외전시장은 주변의 풍광과 어우러져 그림처럼 아름답다. 경북 영천이 고향인 정몽주 선생의 묘역이 용인에 있는 이유는 사후 묘를 이장하던 중에 명정(붉은 천에 흰 글씨로 죽은 사람의 관직이나 성명을 쓴 조기(弔旗))이 바람에 날려 이곳에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는 길: 판교IC→용인 방향→능평2리 이정표 우회전→능골삼거리 우회전 후 2백m 직진 좌회전→다리 건너 6백m 직진→등잔박물관
★개관일: 매주 목, 금, 토, 일요일 및 공휴일
★문의: 등잔박물관(www.deungjan.or.kr) 031-334-07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