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m가 넘는 긴 장대를 휘두르다가 손으로 감을 따며 즐거워하는 아이. | ||
양촌에서는 사실 곶감을 만들기 위한 감은 수확이 끝난 상태다. 그러나 마을에는 아직도 감나무에 감이 풍성하게 달려 있다. 산 깊은 곳 대단위 수확지역의 감들은 모조리 땄지만 집주변, 마을 어귀, 길가의 감들은 감따기 체험객들을 위해 남겨 두었다.
양촌의 감은 ‘월하감’이라는 품종으로 다른 지역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것을 으뜸으로 친다. 같은 수종을 다른 곳에 가져가 키워도 양촌 감맛에는 미치지 못한다. 감의 밀도와 당도가 단연 뛰어나 곶감의 맛도 좋기로 소문이 나 있다. 때문에 곶감은 출하하기가 무섭게 동이 난다. 11월 중순쯤 곶감축제가 시작되는데 축제가 끝나고 나면 집집마다 그리고 덕장마다 널어 말렸던 곶감들의 자취를 찾을 수 없을 정도다.
감따기 체험행사는 특별한 절차나 형식이 없다. 개인마다 하나씩 장대가 주어지는데 이 장대를 들고 요령껏 감을 따면 된다. 어른들이야 3m가 넘는 장대가 부담스럽지 않지만 아이들에게는 맘대로 부릴 수 없는 요물단지. 감을 겨누다가 성질에 못 이겨 장대를 팽개치기 일쑤다. 그러나 어쩌다가 감을 하나 따기라도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해맑은 웃음이다.
아직 완전히 익지 않은 감은 따다가 떨어뜨려도 별 상관이 없다. 그러나 홍시가 된 감들은 조금만 잘못 건드리면 ‘퍽’ 하고 땅으로 떨어져 으깨지는데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다.
▲ 양촌 인근에 있는 대둔산은 케이블카, 금강구름다리, 삼선계단 등 ‘3대명물’로 유명한 곳이다. | ||
이곳에서 딴 감은 집으로 가져가 깎아서 말려 곶감을 만들거나, 홍시의 경우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꺼내 먹으면 맛있다. 해동이 되면서 감의 떫은맛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곶감을 만들 적에는 감 껍질을 얇게 깎은 다음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려야 한다. 또한 17℃ 이상인 곳에서 말리면 감이 곯아버리기 때문에 온도가 높은 곳도 피해야 한다.
전국 각지의 감따기 체험은 11월 중순까지 계속 이어진다. 곶감으로 유명한 경북 상주에서도 곶감 체험행사가 11월10일까지 진행되는데 이곳에서는 곶감 만드는 과정을 보고 직접 깎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호남의 소금강’ 대둔산…케이블카 안 타면 섭섭
감따기만으로는 다소 단조로운 하루가 될 수도 있는 여행길. 단풍이 아름다운 대둔산은 양촌 체험여행의 곁가지 코스다.
대둔산은 높이 878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호남의 소금강’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치가 아름답다. 산 전체가 바위로 이루어진 이 산은 사방팔방 툭 튀어나온 기암괴석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 지금 양촌에 가면 집집마다 처마 끝에 매달아 놓은 곶감 타래를 볼 수 있다. 가을을 밝히는 곶감처럼 감을 꿰는 할머니의 얼굴에도 주홍빛 미소가 주렁주렁 걸렸다. | ||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 역시 대둔산을 상징하는 또 다른 명물이다. 천 길 낭떠러지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금강구름다리를 건너다 아래를 쳐다보기라도 하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출렁다리’라는 별명답게 다른 사람의 걸음 반동에 의해 다리가 흔들거리기도 하는데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나온다. 50m밖에 안 되는 짧은 거리가 그처럼 길게 느껴질 수가 없다.
삼선계단은 더 아찔하다. 경사 60도가 넘는 철제 계단이 마치 하늘을 찌를 듯 허공을 향해 솟아 있다. 계단을 오르다 ‘손이라도 놓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에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러나 정상에서 맛볼 아름다운 광경을 떠올리면 이쯤은 감내할 만하다.
삼선계단에서부터 마천대까지는 4백여m, 보통 걸음걸이로 20분쯤 걸린다. 마천대에서는 북으로는 논산, 남으로는 완주 일대가 모두 조망된다.
돌아가는 길에는 충북 청원에 있는 상수허브랜드에 들러 향긋한 차 한 잔의 여유를 갖는 것도 좋다. 1만3천여 평의 대지 위에 펼쳐진 상수허브랜드는 동양 최대의 허브농원. 그냥 둘러보기만 해도 아로마테라피 효과를 거둘 수 있어 하루 동안 쌓였던 피로가 말끔히 풀린다.
▲문의: 논산시청(http://www.nonsan.go.kr) 농정과 041-730-1385.
여행스케치(http://www.toursketch.co.kr) 02-701-25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