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내린 폭설로 오전 11시15분께 대구시 수성구 범물역에서 용지역 방향으로 가던 3호선 열차가 멈춰 승객 20여명 발이 묶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8일 새벽부터 기습적으로 내린 눈으로 대구 도시철도3호선 열차 운행이 양방향 4시간 가량 전면 중단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범물역에서 종착역인 용지역으로 향하던 3량짜리 열차 2개 편성의 바퀴가 미끄러져 멈춰서면서 승객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승객들 항의도 잇따랐다. 북구청역 한 승객은 “기다리라고 한 지 30분이나 지났는데 왜 아무 조치가 없냐”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3호선은 2015년 개통 후 지난 해 포항지진으로 운행을 일시 중지한 적이 있었지만, 운행을 전면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대구 적설량은 7.5cm 역대 세번째로 2010년 3월 10일 9.2cm 이후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대구시는 이날 폭설로 오전 7시22분경 긴급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
하지만,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천재지변도 아닌데 이정도 눈으로 열차가 선다면 이게 무슨 대중교통 수단이냐”며 대구시와 대구도시철도공사의 뒷북행정을 성토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수성구 범물역에서 용지역 방향으로 가던 3호선 열차가 멈춰 40분간 운행을 중단시키다 운행을 다시 시작했으나, 12시55분께 지산 범물간에 같은 현상이 또 나타나 오후 1시2분 3호선 운행을 전면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소방차가 출동하기도했다. 사고 당시 열차에는 승객 20여명이 타고 있었다.
공사 관계자는 “열차가 미끄러져 멈춰선 것은 궤도빔 사이에 녹은 눈이 다시 결빙된 것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중에 있으며 후속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한 누리꾼들은 또 ”눈이 잘 오지 않는 지역에 갑자기 눈이 많이 왔긴 하지만, 기간 교통망이 저렇게 된다는 건 설계 자체에 전반적인 기후 상황 등 가중치를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고 꼬집기도 했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차량에는 제설기와 모래살포기, 친환경 융설제 살포기 등을 탑재하고 있었지만 이날 재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공사 측은 ”선로에 모래와 융설제를 뿌려 얼음을 제거했지만 견인 전동기도 고장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해명했다.
홍승활 사장은 “폭설에 대비해 모두 24회 임시열차를 투입하는 등 최선을 다했으나, 3호선 일부 구간 결빙으로 많은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염수 스프링 분사장치를 추가 설치해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도시철도공사측은 그간 겨울철 폭설에도 3호선 운행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이번 운행 중단으로 지상철 모노레일 방식의 3호선이 폭설에 취약한 점이 드러난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편,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은 이날 오후 3시15분께 양방향 운행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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