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순봉 아래로 지나가는 유람선. | ||
‘육지 속의 바다’라 불리는 충주호.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드라이브코스다. 산 그림자를 그대로 담은 호수가 길과 나란히 달리고 기기묘묘한 봉우리는 자꾸만 시선을 훔친다.
이곳의 드라이브코스는 크게 3개로 나뉜다. 금성면 구룡리에서 옥순대교까지 약 20㎞, 그리고 옥순대교를 지나 원대교에서 좌측으로 단양까지 또 약 20㎞, 마지막으로 원대교에서 충주 쪽으로 향하는 내륙순환코스. 이 가운데 호반드라이브의 참맛을 느끼기에는 앞의 두 코스가 더 낫다.
남제천IC에서 빠져나와 82번 지방도를 타면 호반드라이브는 시작된다. 이 길은 청풍대교를 지나 옥순대교까지 길게 이어진다. 이 길에는 잠깐 바퀴를 세우고 둘러볼 만한 곳들이 많다. 구룡리에서부터 15분 정도 길을 달리면 청풍대교가 나오는데 청풍대교 건너에는 청풍문화재단지가 있다. 충주 다목적댐이 건설되면서 수장된 마을의 유물들을 원형대로 복원한 공간이다.
망월산 기슭에 자리한 이 문화재단지에는 보물 2점과 지방문화재 9점, 지석묘, 문인석 다수의 등 유물들이 보존돼 있다. 단지 내 망월산에는 통일신라시절 축성한 산성이 있어 인위적으로 조성한 문화재단지라기보다 촌락처럼 보이게 한다.
망월산성은 둘레가 495m의 작은 성으로 현재는 성벽이 많이 무너져내린 상태. 문화재단지 입구에서 500m쯤 걸어 올라가면 산성 정상에 이르는데 전망대격인 망월루에 서면 청풍호반이 한눈에 다 잡힌다. 문화재단지 한편에는 지상파 방송사의 사극 촬영세트장이 설치돼 여행객들의 눈요깃거리가 되고 있다.
청풍대교에서 옥순대교까지는 약 20분 거리. 지금까지 얌전하던 길은 차츰 뱀처럼 휘어지며 본색을 드러낸다. 속도를 줄인 채 호반을 끼고 길을 달리다보면 좌측으로 솟대들이 한데 모여 있는 언덕 위의 작은 집이 보인다.
‘능강솟대문화공간’이라는 명패가 붙어 있는 이곳에는 수백여 개의 솟대가 앞·뒷마당 할 것 없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이곳은 국내 유일의 솟대박물관으로 150평 규모의 공간에 솟대 조각가 윤영호 씨(63)가 조각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 청풍호반을 가로지르는 옥순대교. 다리 아래로는 유람선이, 위로는 차량들이 한가로이 지나간다. 아래는 청풍대교를 건너면 만날 수 있는 청풍문화재단지.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마을의 문화재를 원형대로 복원해 단지를 조성한 곳으로 가볼 만한 곳이다. | ||
길을 계속 달리다보면 저 멀리 붉은색의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옥순대교다. 이 다리는 충주댐 건설과 충주호의 담수로 인해 발생한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한 것으로 최고의 전망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단양 팔경의 하나인 구담봉과 기암절벽의 옥순봉이 이곳에서 조망된다.
옥순대교를 건너 1㎞ 정도 달리면 원대교가 나온다. 충주에서 단양으로 이어지는 36번 국도와 만나는 지점이다. 좌측으로 가면 단양, 우측으로는 충주다. 충주 쪽으로는 내륙순환관광코스와 연결되고 단양 쪽으로는 호반드라이브의 절정이랄 수 있는 장회재구간이 기다린다.
단양군 단성면 장회리에 위치한 장회재 구간은 충주호를 옆에 끼고 달리는 매력적인 호반도로. 이 구간은 그냥 지나쳐 갈 수가 없는 길이다. 길을 달리다보면 아름다운 풍경들이 시선을 잡아채기 때문이다. 남한강 상류의 푸른 물줄기가 길을 따라 흐르고 왼쪽으로는 옥순대교에서도 보였던 구담봉과 옥순봉이 손에 잡힐 듯하다.
장회나루를 출발한 유람선은 유유히 물길을 가르며 나아가고 있다. 이 유람선을 이용하면 제비봉과 신선봉, 강선대, 금수산, 채운봉 등 충주호를 두르고 있는 멋진 봉우리들을 감상할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한번쯤 이용해볼 만하다.
길은 호반을 끼고 돌며 계속 이어진다. 장회나루를 지나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달리다보면 좌측으로 적성산성 가는 길이 보인다. 잠시 ‘행로’를 벗어나 산성으로 향한다.
1㎞가량 마을 쪽으로 들어가니 ‘산성길’이라는 작은 표지판이 서 있다. 길은 자동차 한 대가 딱 지나갈 만한 좁은 시멘트길이다. 700m쯤 털털거리는 오르막길을 오르니 멀리 적성산성이 보인다.
▲ 남제천IC에서 청풍대교 방향으로 달리다보면 좌측에 능강솟대문화공간이 나온다. | ||
성의 둘레는 923m로 그다지 규모가 크지는 않다.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20분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자꾸만 시간이 지체되는 것은 역시 이곳의 풍광 때문이다. 적성산성 정상에 오르면 고요한 수면에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호위하듯 둘러친 기암괴석과 봉우리들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산성트레킹을 마치고 다시 단양 방향으로 길머리를 잡는다. 이곳에서 단양까지는 15분 거리. 충주호의 젖줄인 남한강이 길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린다.
여행 안내
★길잡이: 중앙고속도로 남제천IC→82번 지방도→옥순대교→원대교→36번 국도 좌회전
★잠자리: 호반의 낭만이 있는 청풍리조트(http://www.cheongpungresort.co.kr 043-640-7000)를 추천한다. 다양한 객실과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운영하는 곳으로 국민연금 가입자라면 성수기, 주말 할 것 없이 객실요금을 할인 받을 수 있다.
★먹거리: 청풍대교를 건너 청풍문화재단지 아래로 내달리면 주유소가 나오는데 그 앞에 자리한 남한강횟집(043-646-6998)의 민물정식이 유명하다. 민물고기 비빔회, 한약제를 넣어 만든 메기조림, 남한강 우렁쌈밥 등 푸짐한 한상차림이다. 청풍문화재단지에서 남제천IC 쪽으로 가다보면 금성면 구룡리에 청풍골순두부(043-652-4748)가 있는데 알아주는 별미집이다. 순두부와 평양식 콩비지백반이 참 고소하다.
★문의: 제천시 문화관광포털(http://tour.okjc.net) 043-640-5681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