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떼들이 노닐던 옛 도투락 목장…목가적 정취 듬뿍 느낄 수 있어
- 사계절 아름다운 ‘보문정’, ‘암곡 벚꽃터널’도 인근…‘시크릿’ 벚꽃 명소
[경주=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벚꽃의 계절이 돌아왔다. 벚꽃의 꽃말은 순결, 절세미인, 교양, 부와 번영이다. 피어 있는 모습 못지않게 떨어지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꽃잎이 유독 얇고 하나하나 흩날리듯 떨어져 꽃비가 내리는 듯, 눈이 내리는 듯 몽환적인 경치가 연출돼 상춘객들이 특히나 좋아하는 꽃이다.
국내 대표 벚꽃 여행지인 경주는 설레는 마음으로 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예보대로 개화가 시작된 것. 경주벚꽃마라톤대회(4월7일)와 경주벚꽃축제(4월 6~15일)가 예정돼 있는 4월 첫째 주가 절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주를 대표하는 벚꽃 명소만 해도 보문호수 일대, 김유신 장군묘 입구인 흥무로, 대릉원 돌담길, 불국사 진입로 등 10여 곳에 이른다. 봄철이 되면 경주시 어느 곳이나 벚꽃을 즐기려는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재)문화엑스포는 수많은 경주의 벚꽃 명소 중 비교적 관광객들에게 덜 알려져 있으면서도 제대로 벚꽃을 즐길 수 있는 명소들을 소개했다.
경주타워 뒤편 벚꽃길
# 경주 최고(最古) 벚꽃 군락지… 엑스포공원 뒤편 ‘경주타워 벚꽃길’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내 ‘경주타워 벚꽃길’은 경주에서 가장 오래된 벚꽃 군락지로 보인다. 경주엑스포공원에는 수령이 100년 가까이 되는 둘레 2~3.5m, 높이 5~8m의 벚꽃나무 100여 그루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벚꽃이 활짝 피면 아름드리 벚꽃나무들이 벚꽃터널을 만들어 운치가 극에 달한다.
경주타워를 지나 나지막한 언덕을 따라 오르면 그림 같은 ‘경주솔거미술관’과 연못 ‘아평지’, 서양의 정형식(整形式) 정원 형태에 동양적인 문양으로 꾸민 ‘시간의 정원’, 20여점의 조각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아사달 조각공원’이 이어진다. 40~50년 전 소떼들이 노닐던 옛 도투락목장이 아름다운 정원과 조각공원으로 바뀌었지만 그 목가적 정취는 여전하다.
특히 ‘경주타워 벚꽃길’에서 자연적으로 떨어지는 꽃잎이 손바닥에 내려앉으면 아름다운 사랑과 부를 손에 쥘 수 있다는 이야기가 SNS를 통해 전해지며 지난해에는 젊은 층의 방문이 눈에 띄게 많았다. 인생샷(인생에서 최고로 꼽을 만한 사진)도 남기고, 자연과 함께 힐링도 즐기고, 사랑과 부를 가질 수 있는 ‘전설’을 확인하고 싶다면 경주엑스포공원으로 가보자.
보문정
# ‘보문정’, 사계절 아름다운 풍경·경주 최고 출사지
보문호수 옆 아름다운 소공원에 보문정이 있다. 연못과 물레방아, 보문정이라는 현판이 붙어있는 작은 정자가 어우러진 이곳은 규모는 크지 않다. 하지만 경주 여행 중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보물 같은 휴식처다.
연못 주위에 피는 벚꽃이 꽃눈이돼 연못으로 떨어지며 흐드러진 모습이 압권이다.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경주의 대표적인 출사지이기도 하다. 사계절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는 보문정은 2012년 CNN에서 선정한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장소 11위에 선정됐다.
암곡벚꽃터널
# ‘경주 암곡 벚꽃터널’, 조용한 드라이브 코스로 강추…도심보다 1주일 늦게 만발
암곡마을 벚꽃터널은 보문호수에서 10분 정도의 거리지만 관광객들에게는 크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봄철 인산인해인 보문단지에 비해 조용하고 여유롭게 벚꽃을 즐길 수 있다.
드라마 ‘선덕여왕’,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촬영지로 유명한 무장산 가는 길에 위치하고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도 적격이다. 경주시내에 비해서는 일주일 정도 뒤에 만개하니 조금 늦게 경주를 찾는다면 실망하지 말고 경주 암곡으로 가면된다.
매년 봄철이면 차트를 역주행하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나 로이킴의 ‘봄봄봄’을 부르며 설레는 마음으로 나만의 벚꽃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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