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끄러운 유원지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게 하는 안양유원지 내 예술공원. 숲 곳곳에 여러 예술작품들이 설치돼 있다. | ||
과거의 안양유원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다시 오게 된다면 아마도 깜짝 놀라게 될지도 모른다. 삼성산과 관악산에서 흘러내려오는 계곡을 따라 들어섰던 무허가 주택과 음식점들로 인해 지저분한 인상마저 주었던 유원지가 진짜 휴식공간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안양시는 지난 1999년 3월부터 2004년 말까지 유원지 일대를 재정비한 데 이어 2005년부터는 이곳에 예술을 ‘심기’ 시작했다. 이름도 아예 ‘안양예술공원’으로 바꿨다.
공원이 있는 자리는 삼성산과 관악산이 어우러지는 깊은 골짜기로 삼성천이 안양 시내를 향해 흘러내린다. 예술작품들은 대부분 계곡 오른편 숲 곳곳에 설치돼 있다. 공원은 A~J까지 총 10개의 구역으로 구분돼 있다. 공원 입구에 위치한 A1 ‘1평타워’를 시작으로 J3 ‘신과 성신을 위한 의자’까지 모두 57여 개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생경한 작품들이지만 구역마다 같은 주제로 전시돼 있어 그나마 감상에 도움이 된다.
공원에는 소품형 작품들뿐만 아니라 이색적인 건축물들도 여럿 설치돼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공원 입구 ‘오징어정거장’과 숲 한가운데 있는 ‘안양전망대’, 공원 끝 ‘웜홀주차장’ 등을 들 수 있다. 오징어정거장은 말 그대로 오징어처럼 생긴 버스정거장이다. 긴 다리를 형상화한 알록달록한 보도블록과 약 3m 높이의 오징어머리로 이루어져 있다.
‘거울정원’과 ‘안양사원’ 등이 설치된 숲 속을 지나가면 나오는 안양전망대는 네덜란드의 건축그룹 엠비알디비(MVRDV)가 세운 것으로 삼성산의 등고선을 본 뜬 모습이다. 빙글빙글 돌아 꼭대기로 올라가는 나선형 타워다. 이곳에 올라가면 예술공원 전경이 내려다보인다.
또 하나의 대표 작품은 논란이 꽤 있었던 작품이다. 20세기 실험미술과 공공예술의 거장인 미국인 비토 아콘치가 설계한 ‘웜홀주차장’이 그것. 공원 끝에 자리한 이 주차장의 원래 이름은 ‘나무 위에 선으로 된 집’이다. 자동차를 세우고 우주 정거장의 웜홀을 연상시키는 홀을 통해 야외무대로 이동하기 때문에 ‘웜홀주차장’이라고 부른다. 이 주차장은 무려 23억 5000만 원짜리로 주차장 ‘따위’에 너무 큰 예산을 투자했다는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길잡이: 경수산업도로(1번 국도) 수원에서 서울 방향 비산사거리→대림대 지나 고가도로 우측길→안양유원지 내 예술공원
★문의: 안양시청(http://anyang.go.kr) 문화예술과 문화관광팀 031-389-5592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