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공원, 병원, 복지시설 등 문화향수 기회 제공
[대구=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따스한 봄날, 한옥 툇마루에 드럼과 일렉기타가 들어섰다. 마당에는 피리와 가야금이 자리잡았다. 다소 낯설은 장면에 공원을 거닐던 시민들이 하나 둘씩 모여든다. 동·서양이 화합된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퍼지자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지난 8일 오후 대구 도심속 문화휴식공간 경상감영공원에서 임동원 프로젝트 밴드 ‘LB’의 ‘국악뮤지컬 갈라쇼’가 열렸다. 이날 대구시 유형문화재 2호로 지정된 ‘징청각’ 툇마루에서는 서양악기 드럼과 일렉기타 그리고 북한 계량대피리와 가야금 등 동·서양의 악기가 하나되어 아름다운 선율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주로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마침 체험학습을 위해 공원으로 나왔던 초등학생들과 선생님, 부모님들도 관객으로 참여하면서 200여명이 공연을 만끽했다.
유태환씨가 작곡한 ‘기분좋은날의 오후’와 크로스오버 버전으로 새롭게 각색 편집한 춘향전의 ‘사랑가’, 뮤지컬 캣츠의 ‘Momory’, 창작뮤지컬 아리랑연가의 엔딩곡 ‘빛의 나라’ 등 주옥같은 곡들이 쏟아졌다.
이번 공연은 (재)대구문화재단의 ‘2018 찾아가는 문화마당’의 일환으로 열린 첫번째 공연이다. 문화 소외 지역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예술단체가 직접 방문해 공연과 전시를 벌인다는 것이다. 이달부터 12월까지 도심공원을 비롯해 동대구역 광장과 대구역 지하상가, 병원 등에서 클래식, 국악, 뮤지컬, 무용,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아이들과 함께 LB공연을 만끽한 김정화(42·여)씨는 “날씨가 좋아 아이들과 함께 감영공원에 왔는데 뜻밖의 좋은 연주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앞으로도 일상에서 이런 좋은 문화공연을 자주 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문화재단 관계자는 “마침 날씨가 많이 도와준거 같다. 국악의 바이올린인 피리와 서양 악기 등이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선율이 더 돋보였다”며 “‘찾아가는 문화마당’의 공연·전시 프로그램 세부 일정은 대구문화재단 문화나눔팀으로 문의하거나 찾아가는 문화마당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고 밝혔다.
한편 모던국악밴드 ‘LB’는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악크로스오버연주단으로 전통국악의 모습을 현대 음악에 접목시켜 대중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피리와 태평소, 북한의 개량대피리를 비롯해 가야금, 해금의 국악기와 서양의 악기들을 함께 조화시킨 이색적인 콜라보가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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