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 ‘시계’ 스틸컷과 감독 조현준 교수 사진=계명대
-북한 실상 다룬 ‘삐라’·‘황색바람’ 감독
-비경쟁 부문 출품, 5월 16일 칸 영화제서 상영
[대구=일요신문]김성영 기자=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전공 교수가 감독한 단편영화 ‘시계’가 제71회 칸 영화제에 초청돼 내달 16일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된다. 칸 영화제 측은 시사성이 강한 좋은 영화로 비경쟁 부문에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미 북한에서 체류하며 몰래카메라로 북한 주민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 낸 ‘삐라’와 탈북자 얘기를 다룬 ‘황색바람’으로 다큐영화와 독립단편영화계에 알려졌다.
이번에 제작한 ‘시계’는 23분짜리 단편영화로 군대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계는 조 교수가 ‘삐라’를 촬영할 당시 사용했던 몰래카메라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이병 진현호가 군대 선임들에게 학대를 당한다. 그는 선임들로부터 학대의 수위를 감면 받을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러나, 그에게는 더욱 심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비극이 기다리고 있다.
계급관계가 더욱 뚜렷하게 자리 잡고 있는 군대란 공간에서 성추행을 당하는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에 대해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일반 사회에서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성범죄 역시 이 영화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등장한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주인공은 여자 후배와 윤락업소에서 성관계하는 모습을 시계 몰래카메라를 이용해 촬영을 하려 하지만 실패하게 된다.
출연배우는 드라마 ‘미생’에서 고 과장 역할을 맡았던 류태호와 독립영화 배우들이다. 조현준 교수도 까메오로 잠깐 등장한다.
조 교수는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계급사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추행 사건에 대해 피해자들이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는 것에 대한 비판을 하고 싶었다”며 “영화를 제작하고 나서 미투 운동이 시작되면서 제가 영화에 담고 싶었던 이야기가 현실이 되니 신기하고 놀랍다”고 말했다.
단편영화 ‘시계’ 스틸컷 사진=계명대
그러면서 “다양한 사회 문제를 최대한 실질적인 영화로 만들어 재미 보다는 문제를 들춰내고 바꿔가는 게 목표다”며 “누군가는 영화를 보고 우리 사회에 대해 고민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미국 ABC방송국 교양프로그램 프로듀서, 중앙대 연극영화학과,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강사를 거쳐 현재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큐멘터리 ‘Alive in Havana(2010)’ 할리우드독립영화제, 보스턴국제영화제, 맨하탄영화제 초청 다큐멘터리 ‘Transiam“(2011)’ 토론토아시안국제영화제, 인도첸나이여성국제영화제 초청, ‘황색바람(2016)’ DMZ국제다큐영화제, 대구평화영화제 초청, ‘삐라(2015)’ DMZ국제다큐영화제, 부산평화영화제 초청 등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한편, 조 교수는 최근 대학 기숙사 신축으로 인해 인근 원룸 주인들과 빚어지는 갈등을 소재로 집단 이기주의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영화를 제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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