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가 입주한 BIFC 모습(왼쪽)과 캠코 문창용 사장과 김상형 노조위원장이 11일 부산 본사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캠코의 약속’을 선언한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오른쪽).
[부산=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캠코(KAMCO)로 잘 알려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곳에서 일하는 용역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우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집단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노사문제 대응에 사안별로 양극단을 오가는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연대노조와 캠코 정규직 전환 노·사·전문가 협의기구 노동자대표단(노조)은 지난 11일 오전 캠코가 입주한 BIF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캠코가 협의기구를 열기도 전에 자회사를 설립해 용역노동자들을 흡수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협의기구 개최를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캠코는 청소·시설관리·경비·콜센터 용역노동자 740여명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전문가 협의기구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예비모임을 하고 같은 해 12월 협의기구 노동자대표단만 구성한 상태다. 노동자들은 회사·전문가대표단 구성 여부도 통보받지 못했다.
공공연대노동조합 이영훈 부위원장은 자료를 통해 “노동자대표단이 구성된 뒤 1월부터 공사에 회의 개최를 요청했지만 캠코 정규직전환 방안에 대한 외부컨설팅과 검토결과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용역업체 일부는 계약이 만료됐다. 캠코는 계약이 만료된 업체의 계약을 몇 개월씩 연장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캠코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계약을 연장하며 시간 끌기를 한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갖는 대목이다.
이날 노조는 회견에서 “협의기구를 열기도 전에 공사가 자회사안을 일방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노동자와 충분히 협의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라는 정부 가이드라인 취지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협의기구를 조속히 개최해 정규직 전환 방식을 노동자들과 함께 원점에서부터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용역노동자를 자회사로 고용하겠다고 밝힌 한국공항공사·코레일 등은 전환 규모가 최소 5천명으로 전체 700여명에 불과한 공사와 상황이 다르다”며 “공사는 정부 정책의 본래 취지에 맞게 직접고용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캠코는 노조가 시위는 펼친 날과 같은 11일 BIFC 3층 캠코마루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캠코의 약속’ 노사공동 선언식을 가졌다.
용역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울분을 토하고 있는 바로 위에서 노사화합으로 포장된 거창한 선언식을 가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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