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참여와 개인미디어를 통한 확산
-세계 곳곳의 공공캠페인 베스트 사례 41
‘오토바이로 모기를 잡아라’ 책 표지.
[부산=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부산시 서기관이 광고보다 재미있는 세계의 공공캠페인을 담아 저서를 펴내 화제다.
주인공은 부산시 시민소통관실 김정렴 서기관. 그는 ‘딱딱한 공공(公共)의 영역에서 그들은 어떻게 대중을 이끌어냈는가’라는 질문으로 집필에 임했다.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오토바이로 모기를 잡아라’라는 제목의 그의 저서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의 저서는 세계 곳곳에서 ‘대중의 참여와 지지’를 이끌어낸 화제의 공공캠페인을 사례별로 생생하게 소개한다.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책의 제목인, 오토바이로 모기를 잡은 태국의 ‘Moto Repellent’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의 기획자가 태국 방콕의 슬럼지역에 만연한 모기를 잡기 위해 주목한 것은 도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오토바이다.
오토바이 배기통에 모기를 쫓는 천연 성분의 오일을 채워, 배기열에 의해 좁은 골목 곳곳에 자연스레 분무토록 한 것이다. 이는 1970~80년대 아이들이 그렇게 쫓아다녔던 소독차의 모습과 유사했다.
이 창의적인 공공캠페인은 전 세계의 미디어 보도와 소셜미디어의 재확산을 통해 더욱 많은 미디어 노출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저자는 성공한 캠페인을 통해 세계 곳곳의 기획자들이 어떻게 소비자인 국민의 감성을 건드리고 관심과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냈는지를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공공소통 전문가가 소개하는 세계 곳곳의 공공캠페인.
자발적 참여와 개인미디어를 통한 확산으로 이어지는
흥미롭고 재미있는 공공캠페인의 세계!
저자 김정렴.
또 다른 사례도 관심을 끈다. 러시아에서는 매년 약 15,000명의 고아들이 입양된다. 그런데 그중 약 30%가 파양돼 다시 고아시설로 돌아간다고 한다.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가족 구성원과의 외모 차이다. 양부모와의 외모 차이는 입양된 아동들에게 소외감과 외로움을 안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공익단체인 ‘Change One Life’의 창의적 기획자는 이런 문제에 새로운 기술을 주목했다. 바로 휴대폰에도 사용되는 안면인식 기술이었다.
입양을 희망하는 양부모가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하면 데이터베이스에서 가장 외모가 닮은 아이를 찾아서 제안해 주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었다.
이 놀라운 캠페인은 미디어의 엄청난 주목을 받게 됐다.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영상이 3일 만에 387,000뷰를 기록하고 2주 만에 웹사이트 방문자가 688,000명을 돌파했다. 특히 입양에 관한 문의가 500%나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러한 계량적인 성과보다 입양 아동의 파양율을 낮추게 됐다는 점이다. 그리고 유명인들의 동참으로 입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의 계기로까지 이어졌다.
저자는 이처럼 이 책에서 각 사례를 통해 그 과정을 세밀하게 고찰하고 방법을 제시한다. 공감, 정교한 타깃팅, 시스템적 기획, 기술 등의 키워드가 그것을 관통하는 핵심적 요소다.
김정렴 저자는 HS애드, LG생활건강, JTBC미디어컴 등의 기업에서 광고, 마케팅, 미디어 분야를 두루 경험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풍부한 현장 경험을 이론과 접목해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으며, 2017년 한국광고홍보학회 ‘올해의 신진학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는 부산광역시의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하는 서기관으로 재직 중이며, 방송, 인쇄, SNS 등 20여 개의 부산시 공식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 운영하고 있다.
김정렴 저자는 “무엇보다 시민들에게 정책을 더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새로운 소통에 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