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야외조각공원. | ||
3년 전 개관한 갤러리쉐브아는 야외조각공원과 작은 미술관 겸 카페로 이루어진 전시장이다.
정문 옆 출입구를 통해 갤러리쉐브아에 들어서면 먼저 만나는 것이 야외조각공원이다. 1만㎡(약 3000평) 면적의 조각공원에는 유명 작가의 작품 200여 점이 산책로 주변 곳곳에 전시돼 있다. 국전 대통령상을 수상한 박병욱 작가, 경원대 교수로 재직 중인 임영선 작가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누가 누구의 작품인지 알 길은 없다. 야외조각공원에 전시된 조각품에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붙어 있지 않다. 하물며 제목조차도 없다. ‘제시된 제목이 자유로운 상상을 방해할까봐서’라는데 의도는 알겠지만 문외한들로서는 제목이라는 힌트가 아쉽다.
조각공원은 하나의 화원과도 같다. 벌개미취, 개망초, 코스모스 등 가을을 대표하는 꽃들이 공원을 환하게 밝힌다. 공원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개울에는 물봉선들이 가득 피어 있다. 개울에는 두 개의 다리가 설치돼 있다. 하나는 나무를 엮어 만든 다리고, 또 하나는 콘크리트다리다. 그중 나무다리는 모양이 독특하다. 양쪽 난간에 수레바퀴가 매달려 있다. 다리 위에 서면 마치 수레를 타고 가는 듯한 모습이 연상된다.
개울을 건너면 밤나무와 마로니에나무가 짙은 그늘을 드리우는 쉼터가 있다. 벤치에 앉아 있으면 아람이 벌어진 밤송이에서 밤과 주변 나무에서 마로니에 열매가 시도 때도 없이 후드득 떨어진다. 마로니에 열매는 꼭 밤처럼 생겼는데 밑동이 갈색이 아니라 하얀색이다. 그리고 밤과는 달리 독성이 있어서 먹을 수 없다.
쉼터 앞에는 카페가 있다. 그림과 조각품을 전시하는 간이 미술관이기도 하다. 사방으로 넓은 통유리창이 걸려 있어 내부가 무척 밝다. 전시된 그림도 물론 훌륭하지만 카페의 팔걸이의자에 앉아 창을 통해 바라보는 풍경에 비할 바는 아니다. 야외조각공원의 가을이 각 유리창마다 장면 장면 담겨 있다. 특히 건물 오른쪽의 풍경이 더욱 특별한데 노란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은행나무가 가을찬가를 부르고 있다.
한편 카페에서는 커피와 허브차, 과일주스를 판매하는데 특이하게도 과일주스를 주문하면 커피와 허브차가 함께 딸려 나온다. 어쨌든 처음부터 끝까지 수상한 것투성이인 곳임에 틀림없는 쉐브아갤러리다.
★길잡이: 구파발→송추·일영 방면 371번 지방도→갤러리쉐브아
★문의: 갤러리쉐브아 02-381-2553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