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 황룡면 아치실마을은 홍길동의 고장이다. 홍길동샘이 있고 홍길동로가 있으며, 홍길동테마파크가 조성돼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홍길동 생가까지 있다. ‘생가’는 태어난 곳. 그렇다면 홍길동이 실존인물이라는 소리. 뜬금없지만 엄연한 역사적 진실이다.
홍길동에 대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일기’편, <팔중산연례기>, <택당집> 등의 고문에 전한다. 실록 같은 왕조의 입장에서 기록된 자료에 따르면 홍길동은 연산군 시절 충청도에서 활동하다가 양반관직 사칭죄로 의금부에 체포된 도적으로 묘사된다. 반면 홍길동의 오키나와 진출 사실을 기술한 <팔중산연례기>나 허균이 사실을 바탕으로 <홍길동전>을 지었다고 명기한 <택당집> 등에서는 의적이라고 말한다. 홍길동이 어떤 인물이었냐는 논란이 되겠지만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홍길동은 후자가 아닐까.
어쨌든 홍길동은 출생연도가 정확하지 않지만 아치실마을에서 1443년경 태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성군은 이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2000년부터 아치실마을 23만㎡ 부지에 사업비 515억 원을 투입해 홍길동테마파크를 조성했다. 테마파크 내에는 홍길동 생가와 홍길동전시관, 산채체험장, 청소년야영장, 분수광장 등이 들어서 있다.
생가는 안채와 홍길동이 태어난 초가, 사랑채, 문간채 등으로 이루어졌다. 대나무숲으로 둘러싸인 생가는 한국전쟁 때 소실된 것을 최근 복원했다. 안채 앞에는 매우 익숙한 장면이 연출돼 있다. 초립을 쓴 홍길동이 마당에서 대청마루에 서 있는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것. 이때 홍길동이 한 말이 바로 그 유명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 하고, 형을 형이라 못 하는데 어찌 사람이라 하오리까”다.
생가 오른쪽에 있는 홍길동전시관에는 홍길동 관련 유물과 책자, 캐릭터 등이 전시돼 있다. 이곳에서는 홍길동전 애니메이션이 상시 상영된다. 생가 왼쪽으로는 산채체험장이 있다. 활빈당의 본거지를 재현한 곳이다. 활쏘기, 무예수련 등을 체험하며 홍길동의 기상을 몸소 느껴볼 수 있다.
★길잡이: 호남고속국도 장성IC→황룡면 방면 24번 국도→장산사거리→8번 군도(홍길동로)→필암서원→홍길동테마파크. ★문의: 장성군청 문화관광포털(http://tour.jangseong. go.kr) 문화관광과 061-390-7224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