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 뛰어든 청와대 참모진의 예선 성적은 좋지 않았다.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낸 총 16명 가운데 5월 10일 기준으로 본선에 오른 청와대 참모진 출신 후보자는 8명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의 ‘후광 효과’는 없었던 셈이다.
특히 본선에 오르지 못한 8명 중 경선 패배는 전남지사와 대전시장에 각각 도전을 냈던 신정훈 전 농어업비서관과 박영순 전 선임행정관 둘뿐이다. 나머지 절반 중 다수는 도덕성 시비에 휘말리면서 자진 사퇴를 택하거나 제명당했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내연녀 공천’ 의혹이 불거지면서 충남지사 후보에서 낙마했다. 3월 11일 해명 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사퇴 물꼬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텄다. 문 대통령 후광 효과를 온몸으로 받았던 그는 미투 정국 당시 내연녀 공천 잡음 등이 불거지면서 3월 14일 “명예 회복을 위해 법적 투쟁을 하겠다”며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당선 1순위 박 전 대변인이 낙마하면서 충남지사 선거는 4선의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불사조 이인제 자유한국당 후보의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청주시장에 나섰던 유행렬 전 선임행정관도 미투 파문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유 전 행정관은 관련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지만, 충북여성연대 등이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당은 혐의자를 공천에서 배제하라”고 압박하자 결국 4월 말 자진 사퇴했다.
인천 남동구청장에 출사표를 냈건 김기홍 전 행정관은 구의원 시절 성매매, 불법추심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완주를 포기했다. 부산 사상구청장에 단수 공천됐던 강성권 전 행정관은 만취 상태로 자신의 여비서 뺨을 때리고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추미애 민주당 당 대표는 관련 의혹이 나온 직후 강 전 행정관을 제명했다.
은수미 전 비서관은 조폭 커넥션 의혹이 제기됐지만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5월 4일 성남시장 선거 출마 선언 모습.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정면 돌파를 시도한 후보도 있다. 19대 국회 때 테리방지법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은수미 전 여성가족비서관이다. 은 전 비서관은 성남시장에 단수 공천을 받았다.
하지만 느닷없이 조폭 커넥션 의혹이 불거졌다. 의혹의 골자는 은 전 비서관이 조폭 출신의 성남 지역 한 사업가로부터 차량과 기사를 무상으로 받았다는 것이다. 은 전 비서관은 “단 한 푼의 불법 정치자금도 수수하지 않았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지만, 경기지사에 나선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의 커넥션 의혹으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이를 두고 “성남을 근거지로 하는 조폭게이트”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재심은 없다”며 은 전 비서관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로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청와대 프리미엄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