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
[대구=일요신문]김성영 기자= 대구시장 재선을 노리는 권영진 자유한국당 후보가 대권도전 시사 발언을 또 내놓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 후보의 대권도전 시사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홍준표 대표와는 “미래 경쟁상대가 아니다”며 선긋기에 나섰다.
권 후보는 29일 대구경북 중견 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 21 초청 토론회에서 “우선 성공한 재선 시장이 되는데 최선을 다한 후 시민들께서 ‘새로운 소명’을 저에게 주신다면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소명’의 숨은 뜻에 대해 권 후보 캠프측은 “권 후보의 정치적 야망과 희생 사이에서 평소 생각하고 있는 것을 이번 토론회에서 밝힌 것으로 보인다”며 대권도전 시사 발언을 에둘러 표현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송년기자간담회에서 권 후보는 더 구체적인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는 “대구시장은 적어도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내가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에게 적임자로 인정받는다면 당당하게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권 후보의 잇따른 대권도전 시사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 집권 초기 지지율이 70~80%에 이르고 있고, 연일 정치권이 오는 북미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다소 생뚱맞은(?) 타이밍이란 지적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권 후보 캠프 장원용 대변인은 ”토론회에서 권 후보께서 최근 당의 분열과 갈등을 보고 재선이 되면 균형추 역할에서 벗어나 대구 정치혁신의 중심에 서는 역할을 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대권도전의 의미냐’는 기자 질문에 ‘새로운 소명’ 발언을 한 것으로 안다“며 ”내년 6~7월 쯤이면 새로운 보수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측하고 그런 움직임이 있을 때 소명이 주어진다면 희생과 헌신, 정치인으로서의 꿈과 야망 사이에서 어떤 것이라도 작은 밀알의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 지지율이 후보 지지율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당인으로 그런 부분을 안고 가야할 운명이란 말을 평소 해 왔고, 시기가 그래서 다소 강하게 표현하진 못했지만, 재선 후 3선은 가지 않고 더 큰 마당으로 뛰어들겠다는 말을 평소 해 왔기 때문에 그런 연장선 상에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6·13지방선거를 2주 정도 남겨 놓고 지지율 답보 상태에 있는 권 후보가 선거법 위반 관련 검찰 수사란 돌발 악재를 돌파하기 위한 강수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평소 생각해 왔던 소신(대권도전)에 대해 계속 감출 수 없었고 조금씩 발언 수위를 조절해 가고 있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날 권 후보의 대권도전 시사 발언은 앞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구시선관위로부터 고발 당한 권 후보에 대해 28일 대구지검이 약식기소 보다 정식재판에 무게를 둔 발언을 한 직후 나온 발언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보다 앞서 검찰은 지방선거 후 권 후보를 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홍 대표와의 선긋기 발언은 지난해 말 권 후보의 대권도전 시사 발언으로 한바탕 홍 대표와의 냉기류가 형성된 이후 더 강한 어조로 나온 발언이어서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권 후보의 대권도전 발언에 홍 대표는 “중앙정치에 기웃거리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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