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타는 아파트 놀이터’ 사업 모습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한때 골프가 고급 스포츠로써 군림하던 시절이 있었다. 주말 아침 골프백을 트렁크에 싣고 골프장으로 떠나는 모습은 우리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의 표본처럼 그려지며 모두의 부러움을 받던 시절이었다.
골프가 대중화ㆍ보편화 되면서 다음으로 승마가 그 지위를 넘겨받아 귀족 스포츠로써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빛깔 좋은 말에 올라 한가로이 산책을 즐기는 모습은 누가 봐도 멋진 모습이다.
예전에 비해서는 기회가 많아졌지만 지금도 승마를 하려면 도시 외곽의 승마장을 찾아 회당 1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고, 제대로 된 승마장구를 구비하고 훈련이 잘된 말을 타며 시간 구애됨 없이 승마를 하는 것은 극소수가 누리는 소위 말하는 ‘그들만의 문화’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사회 기부왕 그리고 말을 통한 사회공헌 최고기업이라는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한국마사회는 승마의 대중화와 국민 스포츠로서 승마 보급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말을 타고 교감하는 것은 소수가 독점하는 문화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한국마사회의 생각인 것이다.
승마는 신체의 평형성과 유연성을 기르게 하여 올바른 신체발달을 돕는 전신운동이며, 동물과 교감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감까지 가지게 함은 물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다이어트에까지 탁월한 효과가 있는 등 각종 스포츠가 가진 장점은 모두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운동이다.
온종일 책상 앞에서 공부하고 스마트폰에 빠져있느라 몸과 마음이 지치고 자세까지 흐트러져 균형적인 신체발달에 문제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많은 요즘 현실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주변에서 손쉽게 승마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이 한국마사회가 승마 보급에 노력하는 이유이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그동안 보유한 말이라는 인프라를 통해 ‘찾아가는 승마교실’ 사업을 통해 매년 우리지역 아이들 2,000여명에게 승마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재활승마사업’을 통해 발달장애 아동 치유를 지원하고 ‘유소년승마단’을 창단하여 최고의 승마 유망주들을 양성하기도 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지역사회 공헌 실적이 적지 않은데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이 이번에는 사회적 가치창출을 위해 “직접 국민들 속으로 뛰어들겠다” 라는 선언 아래 ‘말타는 아파트 놀이터’ 사업을 추진하고 나섰다.
‘말타는 아파트 놀이터 사업’은 국민의 초근접거리에서 마문화를 보급하여 기쁨과 행복을 선사하며 가족생활에 활력을 주는 새로운 가치를 형성하기 위한 목적에서 말을 가지고 직접 아파트로 찾아가 주민들에게 승마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대표주거지인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입주민들의 신청을 받아 대상 아파트를 선정하고, 승마용 말과 승마장구 및 안전장비 그리고 보험 가입까지 완료하고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이 찾아가는 것이다.
지난 14일 첫 번째 대상 김해시 장유동에 위치한 모아미래도아파트에서 ‘말타는 아파트 놀이터’가 열렸다. 200매의 승마체험순번표는 렛츠런파크가 찾아온다는 소식에 아침부터 대기하던 주민들에 의해 순식간에 배부가 되어버렸으며, 폭염의 기세에 인적마저 뜸하던 아파트 단지는 말이 다니는 진귀한 광경에 몰려든 주민들과 행인들로 마치 마을 잔치날 같은 분위기가 됐다.
렛츠런파크는 주민 승마를 위해 아침 일찍 부터 승용마들의 수송 작전을 펼쳤고, 승마 외 아이들에게 말을 만져보고 먹이를 주는 등 다양한 체험기회를 주기위한 ‘오감체험존’, 다양한 부스와 시뮬레이션 승마기에 올라 난이도에 따라 마음껏 승마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승마시뮬레이터존’, 꽃마차와 함께 가족사진을 찍는 ‘포토존’ 등도 운영됐다.
이날 가족과 함께 승마체험에 참여한 아파트 주민 주부A씨는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들에게 말을 태워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도 못했는데 좋은 추억을 선물해준 마사회 렛츠런파크에 너무 감사드린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렛츠런파크는 주민들의 열광적인 참여와 반응에 당초 예정된 운영시간을 1시간이나 연장하여 1명의 아이라도 더 참여시키고자 노력하였고 행사가 종료되고 아파트 단지를 떠날 때 동네 아이들은 아쉬워하며 손을 흔들었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을 총괄하는 정형석 본부장은 현장을 찾아 주민들의 승마체험 모습을 지켜보며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렛츠런파크가 할 일이 너무도 많이 남은 것 같다. 지역사회 가치창출을 위한 다양한 사업으로 국민성원에 보답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말타는 아파트 사업’은 추후 희망 아파트를 선정해 지속될 예정이다.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