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석 기장군수.
[부산=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기장군은 부단체장 임명권과 관련해 부산시가 군수실로 인사담당관을 보낸다는 계획을 알려왔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앞서 기장군은 부군수 임명권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정식 공문을 수차례 발송하고, 오규석 기장군수와 오거돈 부산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공식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오 군수의 시장 면담요청을 거듭 거절했다. 그러다가 기장군수실로 인사담당관을 보내겠다고 알려왔다.
이에 오규석 기장군수는 “기장군과 16만 3천 기장군민의 자존심을 짓밟고 무시하는 무성의한 부산시의 고물행정, 불통행정에 실소와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오 군수는 17일 오전 9시 행정자치국장, 기획감사실장 등 관련부서 직원들을 불러 긴급회의를 군수실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오규석 기장군수는 “군수가 부군수 임명도 못 하느냐”며 “부산시 인사담당관을 군수실로 내려 보낼 것이 아니라 ‘시민이 시장’이라고 약속한 오거돈 부산시장이 응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거돈 시장이 부산시 첫 간부회의에서 14년간 부산시가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했는데, 내가 볼 때는 내가 민선초대 군수였던 1995년부터 24년간 부산시가 변한 게 하나도 없다. 달라진 것은 피땀 어린 혈세를 폭죽으로 쏟아 붓는 한심한 불꽃축제 딱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분권이라는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부산시의 부군수 임명은 악습 중의 악습이고 적폐 중의 적폐”라며 “부산시는 아직도 시대정신을 망각한 채 관선시대의 매너리즘에 빠져 고물행정, 불통행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군수는 “기장군의 공식 요청에도 묵묵부답인 부산시의 태도에 ‘처음에는 그들이 당신을 무시할 것이고, 그 다음에는 비웃을 것이고, 그 다음에는 당신과 싸울 것이다. 그 후에 당신은 승리할 것이다’라는 간디의 명언이 문득 떠오른다”며 “간디의 비폭력저항운동처럼 지방자치법에 보장된 부군수 임명권을 부산시로부터 반드시 돌려받아 지방분권이라는 시대정신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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