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클레토 무나리의 ‘디자인 명품展’<사진>이 지난 24일부터 내달 28일까지 신세계 센텀시티 6층 갤러리에서 국내 최초로 열린다.
무나리는 이탈리아 고리치아(Gorizia) 출신으로 가구, 공예, 주얼리 분야에서 자유로운 감성과 창의성을 보이며, 포스트모던 디자인의 초석을 만든 현존하는 거장이다.
획일적인 형식을 거부하는 그의 전위적인 작업은 90세에 가까워진 지금까지도 열정을 다해 지속되고 있다.
클레토 무나리의 과감한 패턴, 화려한 색채, 비도식적인 형태는 예술과 디자인의 영역을 넘나들며, 함축적이고 독특한 패턴들은 예술의 근원적 유희성과 내러티브를 담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고대의 신화나 르네상스 미술에서 모티브를 차용하면서도 독특한 초현실적인 형상을 더한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는데, 이번에 전시된 가구, 공예 작품에 다양하게 번안된 형태로 등장한다.
특히 유리화병 연작 7점은 파올로 베로네제의 1570년 작품 ‘동정녀의 경배’에 등장하는 성배에서 모티프를 따온 것으로 개방적이고 화려한 생동감 넘치는 베네치아 미술의 특징을 차용과 혼성의 방식으로 번안한 포스트모던 미학 개념을 함축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열 명의 예술가들과 클레토 무나리가 고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모아보려는 시도로 제작된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에는 가구, 유리공예 뿐 아니라 보석, 시계, 만년필, 은제품, 도자기 등 총 118점이 출품 됐다.
그 가운데 만년필, 시계 컬렉션은 그가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건축가,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무나리와 그의 친구들이 펼친 진보적인 컨셉, 혁신적인 아이디어, 실험주의적 디자인은 키치 미학으로 모더니즘의 독단에 반기를 든 ‘양식적 무정부주의’로 평가된다.
신세계 센텀시티 갤러리 박숙희 수석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경쾌하고 파격적인 컬러의 향연, 과감한 패턴,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클레토 무나리의 디자인 세계를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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