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국사, “‘보경사’ 문제, 그쪽에서 발생한 일… ‘보경사’에서 알아서 할 것”
- 보경사 주축 ‘영농조합법인’ 위법 드러나…
- 포항 지역 모 사찰 주지, 보경사 문제 “조계종이 직접 조사 해야”
- ‘보경사’ 주지, ‘불국사’ 부주지로도 이름 올라와 있어… “투명한 조사 기대하기 어려울 것”
- 주변 상인들, “하루빨리 진상조사 벌여 포항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거듭나길”
‘포항 보경사’ 입구
[포항=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경주 ‘불국사’(대한불교 조계종 제11교구 본사)가 위법과 불법을 일삼고 있는 포항 ‘보경사’(寶鏡寺, 주지(住持) 철산스님)에 대한 자체 조사를 할 수 없다고 하자 ‘제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역 일부 사찰 종사자들의 “보경사 주지의 경우 본사인 ‘불국사’와 깊게 연관이 되어 있고, 특히 얼마 전까지 ‘불국사’ 부주지로 이름이 올려져 있는 만큼 ‘보경사’에 대한 ‘불국사’의 투명하고 철저한 조사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경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本寺)인 ‘불국사’의 말사(본사에 딸린 사찰을 이르는 말)이다
‘보경사’ 주축의 위법적인 ‘영농조합법인’ 운영과 경내의 무분별한 불법 건축물 등 이 사찰의 각종 비위(非違)들과 관련해, 관리감독 등을 철저히 해야 될 ‘불국사’는 그쪽(보경사)에서 처리 할 문제지 이쪽(불국사)이 참견할 문제가 아니라며, 그쪽(보경사) 주지에게 문제 제기를 하라고 일축하며, ‘강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태도만 취하고 있다.
최근 ‘불국사’측은 ‘일요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포항 ‘보경사’의 일련의 위법적인 운영과 방만한 사찰 운영에 대해 자체조사를 신속히 벌여 구체적 정황이 확인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 등을 취하겠다고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불국사측은 이전의 적극적인 ‘보경사’의 위법사항 등에 대해 “본사의 위치에서 말사에 대한 조사는 당연한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달리 갑자기 태도를 바꿔 “‘보경사’의 문제는 그쪽에서 발생한 일이니, ‘보경사’에서 알아서 할 것이다. 우리(불국사)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다. ‘불국사’를 ‘보경사’와 연관 시키지 말라”며, 다소 격하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계종’측은 “말사에서 말썽이 생기면 본사에서 먼저 조사를 벌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일단 ‘불국사’가 언제 어떤 방법으로 조사를 벌일지는 모르겠지만 ‘보경사’에 대한 자체조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순서상 본사가 말사를 조사하고 그에 따른 조사결과를 상부인 조계종으로 ‘보고’되고 문제가 사실화 되면 조계종이 조치를 내린는 것이 절차상 맞다는 것.
이렇듯 ‘조계종’은 ‘보경사’의 위법과 불법적 사찰 운영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본사인 ‘불국사’ 자체 조사에서 문제의 사실관계가 밝혀질 경우 종단 차원의 조치를 내릴 것“이라는 말을 내세우며, 책임을 ‘불국사’에 전가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전국에 수십 곳의 교구본사를 두고, 수 천 개의 말사를 관장하고 있는 ‘조계종’과 그중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가 그에 딸린 말사인 포항 ‘보경사’의 위법과 불법을 자행하는 것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며, 책임을 전가하기에 급급하고 있는 것이다.
‘보경사’의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포항지역 한 사찰 주지스님은 ”터질 것이 이제 터졌다. 보경사의 이 같은 행위는 오래 전부터 아는 사람(스님들)들은 이미 다들 알고 있다. 방만 경영에 투명하지 못한 경영까지 보경사의 운영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찰(보경사)에 제기된 위법·불법 의혹에 대한 조사는 본사(불국사)가 아닌 조계종이 직접 철저하게 감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주지(보경사)가 사찰을 운영하면서 경북도와 관할청인 포항시에서 지원되는 지원금에 대한 사용처 역시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사진은 ‘금우장뇌삼진고’ 조제 시설과 ‘도자기’ 등 공장으로 의심되는 ‘보경사’ 내 공장들, 보경사는 ‘영농조합법인’의 명분으로 허가받지 않는 공장 가건물을 지어놓고 제품들을 생산, 시중에 유통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경사’ 주지 철산스님의 방만한 사찰 운영과 ‘보경사’가 주축이 된 ‘영농조합법인’의 위법적인 행태(‘일요신문’ 9월3일 ”포항 보경사의 이상한 ‘영농조합’ 운영… 불심(佛心)이용 얄팍한 상술 ‘도마 위’“ 제하 기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나 ‘보경사’의 불심(佛心)을 악용한 얄팍한 상술도 활개를 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 사찰은 ‘영농조합법인’의 명분 아래 건강식품부터 된장 등 각종 장류를 포함해 차(茶)류와 도자기·옹기, 농산물·기능식품·가공식품 등 갖가지 제품들을 자체적으로 생산해 위법으로 판매하고 있다.
포항 ‘보경사’ 경내 불교용품점에서 진열돼 판매되고 있는 금우장뇌삼진고 ‘환’ 제품과 도자기 제품들
문제는 건강식품의 원재료를 수입산을 사용하고도 원산지와 국가를 미표시하고, ‘도자기류’는 작가를 알 수 없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통신 판매와 사찰을 찾아 온 관광객 등을 상대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보경사’의 영농조합법인은 관할청의 ‘조합법인 설립 통지’ 의무사항도 무시한 상태여서 문제성도 크다.
특히 ‘보경영농조합법인’의 상표로 판매되고 있는 한 건강보조식품은 장뇌삼(수입산) 분말 등 재료를 섞어 ‘금우장뇌삼진고’라는 상표로 ‘환’과 ‘진액’ 형식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 제품은 사실상 ‘경옥고’로 둔갑돼 전국으로 유통된다. 실제 ‘보경영농조합’ 홈페이지에는 ‘경옥고’란 이름으로 광고되고 있다. ‘경옥고’로 판매되고 있는 이 제품 일부 ‘금우장뇌삼진고’에는 반드시 표시해야 될 원재료 원산지와 해당국가 표시도 없다. 원재료에 대한 인체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대한 주의 표시도 일체 전무하다.
더 큰 문제는 ‘보경사’의 영농조합법인은 문경시와 포항시에 법인명 등기 이전 변경을 거듭하며, 최근까지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데, 올 2월초에는 해당 조합 법인이 법인명을 변경해 경북 문경으로 등기를 이전했다. 하지만 이전 등기 등록 지역인 포항시에는 말소 되지 않은 채 같은 조합 등록번호의 영농조합이 상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조합이 법원에 등기 신고만 했을 뿐 관할청엔 현재까지 법인설립등록통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해당 지자체의 설명이다.
영농조합법인 설립조건에 따르면 농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 법원 등기소에 영농법인 설립등기 완료 후 30일이내 관할 세무서에 법인설립신고와 관할청에 조합법인 등록 통지를 마치도록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해당지자체 관계자는 ”법인등록과 공장설립 허가까지 해놓고, 특히 법인등록 당시 투자금액 15억, 고용인원 20명 규모의 투자협약 등도 체결했는데, 조합 설립 의무사항인 관할청 ‘조합법인 등록 통지’를 무시한 의도를 모르겠다“고 밝히며, 의아해 했다.
‘보경사’의 위법과 불법 행위는 이뿐만이 아닌데, ‘보경사’는 경내 상당 부분을 전용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다수의 불법 건축물을 신축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보경사’ 주지 철산 스님은 ”불법 건축물인 줄 알고 있다. 지난해 포항시에서 경내 불법 건축물에 대한 전수조사까지 했다. 하지만 해당 부서에서는 아직까지 철거(불법 건축물)하라는 얘길 하질 않고 있고, 별다른 재제가 없어 현재까지 무리 없이 사용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내의 불법전용토지 뿐만 아니라 사찰 주차장으로 사용 중인 부지(중산리544-32번지, 528-17번지, 528-24번지, 781-58번지, 781-59번지)도 전용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농지를 불법으로 매립해 주차장으로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처럼 ‘보경사’를 둘러 싼 온갖 위법과 불법행위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이에 따른 의혹들 또한 꼬리를 물고 있어 사법당국의 수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보경사’ 주변 상인들은 ”우리 상인들은 보경사를 찾는 관광객들과 불자 등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그로 인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보경사 주지 한 명의 방만하고 법을 지키지 않는 잘못된 사찰 운영에 따른 관광객 등이 바라보는 보경사의 이미지는 결코 좋게 봐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관광객들이 보경사를 찾는 횟수도 줄어들거고, 이러면 당장 상인들의 매출에도 영향을 줄 것이며, 당장 피해를 보는 건 우리 상인들이다. 조계종이든 불국사든 하루빨리 나서서 진상조사를 벌여 보경사가 포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ilyo07@ilyo.co.kr
| ‘포항 보경사의 위·불법행위’ 보도관련 보경사측 반론 및 정정 본 일요신문사는 홈페이지 대구경북섹션의 2018. 9. 3.자 『포항 보경사의 이상한 ‘영농조합’ 운영…』 제하의 기사 및 2018. 9. 9.자 『‘포항 보경사’, 위법·불법행위… 』 제하의 기사에서 포항 보경사 주지 철산스님이 불심을 악용, ‘보경영농조합법인’의 이름으로 ‘금우장뇌삼진고’를 터무니없는 가격에 사리분별력이 떨어진 노인들과 사찰을 찾아 온 관광객 등을 상대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중산리 544-32번지 외 3필지를 불법으로 매립해 현재 사찰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보경영농조합법인(현 금우문경영농조합법인, 이하 ‘조합’) 측은 “조합은 2014. 3. 1.경 보경사 주지 철산스님과 그 수익금을 복지사업에 환원하기로 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하고, 통신판매 및 사찰을 찾아온 관광객들을 상대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정상적으로 판매하였으므로 불심을 악용하여 얄팍한 상술을 펼쳤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보도에서 거론된 문제의 주차장은 현재 ‘보경사 전용주차장’이 아닌 ‘포항시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와 관련 사찰측은 “보경사는 관련 법률에 따라 보경사 소유의 중산리 544-32번지에 관하여 포항시장의 허가를 얻어 위 부동산을 포함한 16필지를 적법하게 포항시에 임대하였고, 포항시가 ‘공영주차장’으로 조성한 것이므로 이 과정에서 보경사의 위법행위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