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의원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 국세청이 운영 중인 탈세포상금 지급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매년 반복되는 예산 이·전용 문제와 실효성 부족 등의 이유에서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군)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 포상금 제도 지급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부 제도는 탈세포상금 수요를 합리적으로 예측하지 못해 예산을 초과해 포상금을 지급하는 반면, 일부 제도는 지급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탓에 집행실적이 시행 이후 단 1건인 제도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제84조의2제1항에서 포상금 형태를 규정, 시행령 제65조의4에서 지급방식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현재 ▲탈세제보 포상금 ▲차명계좌 신고포상금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현금영수증 등 발급거부 신고포상금 ▲현금영수증 등 미발급 신고포상금 ▲명의위장사업자 신고포상금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신고포상금 등 7가지 탈세 관련 포상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차명계좌 신고포상금의 경우 예산은 12억2100만원이 책정됐지만 실제 지급은 19억8500만원으로 7억6400만원(62.6%)이 초과됐고, 은닉재산 신고포상금제도의 예산은 7억7400만원인데 지급액은 13억6500만원으로 5억9100만원(76%)이나 예산을 초과해 지출됐다. 이에 더해 현금영수증 등 발급거부 신고포상금 예산은 1억7500만원, 포상금은 2억800만원으로 3300만원이 초과 지출됐다.
추 의원은 “신고포상금 예산소요를 보다 면밀하게 분석해 적정 수준의 재원을 확보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세출예산 추계를 제대로 하지 못해 매년 예산 이·전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예산 이·전용이 발생할 경우, 다른 사업의 예산집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국세청 예산 편성시 포상금 수요를 합리적이고 정확하게 예측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닉재산 신고포상금의 경우는 은닉재산이 신고돼 5000만원 이상 징수되는 경우에만 신고자에게 20억원을 한도로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어 지난해 신고건수가 391건에 달함에도 지급실적은 고작 30건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해외금융계좌 신고포상금은 지난해까지 지급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외탈세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해외금융계좌 신고대상이 잔액합계가 10억원 이상인 계좌에만 해당돼 일반적으로 이런 고액 해외계좌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 제보가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추 의원은 “은닉재산 포상금제도나 해외금융계좌 포상금제도와 같이 지급요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우, 기준을 낮추거나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의 전반적인 제도 정비를 통해 탈세제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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