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벙커(Bunker de Lumieres)’전은 프랑스 레보드 프로방스 ‘빛의 채석장(Carrieres de Lumieres)’, 파리 ‘빛의 아틀리에(Atelier des Lumieres)’에 이어 프랑스 이외 국가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전시다.
아미엑스(AMIEX®)는 프랑스 문화유산과 예술 전시 공간 통합 서비스 기업 컬처스페이스(Culturespaces)가 개발했으며 역사, 광산, 공장, 발전소 등 산업발전으로 도태된 장소에 프로젝션 맵핑 기술과 음향을 활용한 전시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를 일컫는다.
비디오 프로젝트와 스피커들이 작품의 이미지들을 투사하고 음악을 들려주며 참여자에게 각기 다른 몰입감을 제공하는 것이 전시의 핵심이다.
아미엑스(AMIEX®)는 도시재생사업의 효율적인 도구로 활용돼 단시일 내에 저비용으로 폐공장, 폐교 등 기능을 상실한 건물들을 예술 공간으로 되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날 전시에서 제주지역 기자들을 포함한 소수의 관객들은 벙커 내부를 자유롭게 걸어 다니며 구스타프 클림트의 회화이미지들을 음악과 함께 감상했다.
구스타프 클림트가 한때 응시했던 수많은 여성들의 고혹적이면서도 파괴적인 이미지가 벙커 내부의 바닥, 벽, 천장을 가득 채웠다.
어둡고 깊숙한 벙커안에서 프로젝트 투영 방식을 통해 넗은 벽과 넓이 1㎡의 기둥 그리고 바닥에 드리워진 작품이미지와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은 그 안에 서있는 관객들까지 화가의 작품세계로 이어주는 듯 했다.
흙과 나무로 덮어 산자락처럼 보이도록 위장됐던 지하벙커를 특별한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놓은 새로운 시도가 인상깊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빛의 벙커(Bunker de Lumieres)’전시는 오는 16일 통신시설로 운용하기 위해 설치됐던 비밀벙커가 위치한 제주 성산에서 개관한다. 첫 전시작으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110여년 전 활동했던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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