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건설측이 설치한 세륜기가 바로 옆에 있어도 사용하지 않는다.
[경남=일요신문] 정민규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공사현장이 환경·안전 불감증에 심각히 노출됐다는 논란 속에서도 개선할 의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도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어 일차적인 환경·안전은 책임져야 하지만, 이를 관리하는 LH도 감독 의지를 상실해 공기업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했다는 지적이다.
본부가 최초 보도 당시 지적한 해당 현장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포지구는 차량통행이 빈번하고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곳이기에 통행자의 쾌적한 대기질을 확보해야 하지남 해당 현장은 그러지 않았다.
근로자의 기본적인 안전을 확보해 주는 안전모는 필수이지만, 이 또한 그러지 못했다.
일차 보도 이후 다시 찾은 지난 14일에도 현장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 공사장 내 차량이 외부로 출차시 흙과 세륜 후 묻은 물을 외부로 유출하면 이로 인해 도로가 오염돼 비산먼지가 발생함에도 여전히 자동차들은 세륜기를 통과하지 않았다.
안전모 미착용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안전모 미착용은 적발시에 근로자 5만원 사업자 50만원 과태료를 내면 되지만, 이에 앞서 근로자의 안전을 일차적으로 보장하는 중대 사항이다.
현장에서 안전모 미착용이 빈번함을 넘어 거의 일상화되다시피 한 부분은 안전에 대한 현장 관리자 및 LH의 인식이 어떤지를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LH의 태도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본보 취재진이 현장 상황 개선과 향후 계획에 대해 물었으나 무응대로 일관했다.
유관기관들에 대한 비난도 일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은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절반으로 줄이겠습니다’는 슬로건만 있을 뿐 대형사업장의 아주 쉬운 안전모 착용도 개선하지 못한다는 오명을 받고 있다.
환경문제를 감독해야 할 창원시 마산합포구청도 한국토지주택공사 가포지구 현장의 비산먼지 억제 행정지도를 하는지에 대한 의심을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한편 해당 현장은 현장의 토석을 외부로 반출할 시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과적관리도 부실해 보여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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